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납량물들이 많이 나온다. 오싹한 이야기가 최고다. 드라큘라 이야기는 어떨까. 필자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순전히 더위를 쫓고 싶어서였다. 좀 서늘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몇 년 전에 처음 읽었는데, 이제는 여름만 되면 이 책이 생각난다. 으스스한 이야기려니 하고 읽었다가 그 쓸쓸한 아름다움에 푹 빠져 정말로 더위를 싹 잊어버렸던 책이다. 브램 스토커의 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드라큘라 영화의 원전이다. 스토커는 1847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공무원인 아버지와 복지사이자 작가인 어머니 사이
△사서의 추천이유 대개 '읽기'라 하면 책을 보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읽기'를 알려준다. 단순한 '보기'와 다르게 일상을 통한 제대로 읽기의 방법을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해준다. 정비아 작가의 은 오랜 카피라이터 생활에서 얻은 날카로운 시선과 폭넓은 사색, 삶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듬뿍 담긴 생활 에세이다. 이미 틀이 갖춰져 있는 '책'의 세계를 벗어나 우리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차근차근 읽고 해석하며 흘러
6·25전쟁은 한국 현대사에 큰 상처를 남겼고,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정치도 모르고 이데올로기도 모르는 사람들이 전쟁의 피해를 입었다. 광복의 기쁨을 안고 열심히 살아가던 이 땅의 백성들은 전쟁기간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이 책은 전쟁 중에 우리나라 화가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또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소개한 책이다. 어쩌면 남들보다 세상살이에 더 서툴렀던 예술가들은 어떤 고통을 겪었을까. 6·25전쟁 당시 우리 화가들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그리고 화가들이 기록한 6·25전쟁 당시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사서의 추천이유 1초에 두 명씩 죽은 사람을 맞이하느라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는 저승사자에게 인사부에서 1년 동안 휴가를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출장 이외엔 여행조차 다녀본 적이 없는 저승사자는 고민 끝에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고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낯설고 두렵지만 비 맞으며 놀기, 새소리 듣기, 내 상태 업데이트, 일출 보기 등의 목록을 하나씩 해 나가며 일기로 기록한다. 1년 후 일터에 복귀한 저승사자는 지금까지 집착했던 '죽음'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는 '삶'에 대
△사서의 추천이유 「약간의 거리를 둔다」 「선 긋기의 기술」 요즘 출판되는 책 제목을 보면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혼자인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어서 아니면 너무 바빠서 혼자만의 여유를 만들기 어려운 분들께 그림에세이 「혼자 있기 좋은 방」을 권해드립니다. 방을 그린 아름다운 명화 한 점과 작가의 이야기가 시끄러운 세상을 피해 위로 받을 수 있는 작은 은신처를 만들어드립니다. 아… 책 읽으실 시간이 없다구요? 이 책은 명화 한 점에 3~4페이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수필집 '아버지의 구두'와 시집 '아버지의 늪'을 냈던 양민주 시인이 또 한 권의 수필집을 냈다. 이 책에는 두 개의 고향이 있다. 저자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창녕과, 현재 살고 있는 김해이다. 저자와 같은 곳에서 태어나지도 살고 있지도 않지만 책을 읽는 동안 불쑥 고향이 떠오른다. 그럭저럭 살아오는 동안 저만치 밀쳐두었던 고향의 풍경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가 하면, 현재 살고 있는 곳의 이런저런 일들을 살펴보게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림이 있다. 저자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정직하게 일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 시대가 아무리 어수선해도 이런 사람들이 있는 한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온다는 기대와 희망이 우리를 살게 한다. 이 책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사의 중요한 장면이었던 전태일 열사의 누이, 전순옥이 만난 우리 시대의 장인들의 이야기다. 소공인은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그 기술로 우리나라의 1970~8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가 철 지난 사양산업이라며 돌아보지 않는 사이에도 그들은 의류봉제를
△사서의 추천이유 누구나 한번쯤 옆에 자는 사람의 코고는 소리에 잠을 깬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깊은밤, 아빠의 코고는 소리에 잠이 깬 아기를 재우려는 엄마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빠의 코골이를 멈추게 하려고 엄마가 다양한 방법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남편의 베개를 빼보기도 하고 옆으로 재워도 보고 온갖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모습에서, 나도 이런 저런 방법 다 쓰다가 포기하고 어찌어찌 잠들었는데 하면서 공감이 가는 책이다. “어? 우리집 이야기네?” 하고 생각이 드는 가족이 함께 보길 추천한다. 서울와
처음 텔레비전이 집에 들어오던 날을 지금도 기억한다.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텔레비전은 문이 달린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 문은 작은 열쇠가 있어야 열 수 있었다. 열쇠는 부모님이 가지고 있었다. 텔레비전 방영이 시작되는 시간이면 나와 동생들은 어머니가 텔레비전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다. 그 문이 열리면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흑백 텔레비전으로 방송을 보던 그 시절, 아직 기억한다. 책 제목이 말해주는 그 신기한 세상은 여전히 '테레비'라고 불러야할 것 같다. 대한민국 방송역사에서 흑백 텔레비전 시대는 1980
△사서의 추천이유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JTBC 드라마 'SKY캐슬'은 우리사회에 얼룩진 교육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가 열광했던 이유는 누구나 교육과 이와 연관된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에 추천하는 정아은 작가의 '잠실동 사람들'은 잠실동을 배경으로 학부모, 학생, 선생, 그외 주변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 우리가 사는 사회를 풍자한다. 각 챕터마다 시점이 다른 이야기를 이어가다 결국에는 하나로 모이는 점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1889년 4월 16일, 런던 빈민가에서 찰스 스펜서 채플린이 태어났다. 그리고 나흘 뒤에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암인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났다. 채플린은 5살 때 어머니 대신 뮤직홀 무대에 섰다. 그때부터 무대에서 착실하게 경력을 쌓은 채플린은 18살 때 당시 영국 뮤직홀 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카노 극단과 계약을 맺고 주연 배우로 발돋움한다. 싸움을 좋아하던 골목대장 히틀러는 화가를 꿈꿨다. '그림에 자신있다'고 늘 자신만만했지만 18살에 응시한 빈 조형미술 아카데미 입학시험에 2년 연속 낙방한다. 히틀러는 빈에 머
△사서의 추천이유 판형이 큰 책이라 유독 신간 서가에서 눈에 확 띄는 책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마리옹 파욜이 그리고 썼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저자이니만큼 이 책 역시 일러스트집이거니 하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책에서 마리옹의 역할은 마치 연출가와 같다. 등장인물들의 얼굴 생김새와 몸의 실루엣, 의상 등은 개성을 없애고 무덤덤하게 표현하였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밋밋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노래하고 춤추며 펼치는 이야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뮤지컬을 보고 난 느낌이다. 솔직하고 멋지고 섹시하면서 감동적
결론부터 말하자. 행복하지 않아서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가 아니라, 행복이라는 말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행복한 나라이다. 소설가 한창훈의 연작소설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는 한 섬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섬에서 빈부귀천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말조차 알 필요 없이, 순리대로 살아간다. 176페이지의 작은 책이지만,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완성됐다. 단단하고. 큰 의미를 품고 있다. 이런 섬이 실제로 있다. 남대서양에 있는 화산섬 ‘트리스탄 다 쿠냐’. 한창훈은 오래전, 20대 후반에 이
△사서의 추천이유 오늘도 새벽에 몇 번씩이나 깨서 시계를 확인했다. 수면장애인 것 같다. 어찌어찌 출근은 했는데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무기력증인가? 남들은 쉽게 쉽게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걸까. 그런데 이 정도 증상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리거나 이가 아플 때 병원에 찾아가듯 마음의 병을 앓을 때는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어떻게 나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지 안내해주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우울하면 좀 어때’ 하며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
△"파시스트 독재자께서 어느 날 언론사 취재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기자들이 모두 모였다. 무솔리니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까치발로 무솔리니의 등 뒤로 걸어가 그가 그렇게 관심을 두고 있는 책이 뭔지 확인해봤다. 위아래가 뒤집힌 영불(英佛) 사전이었다." 헤밍웨이가 이탈리아의 독재자였던 무솔리니를 취재했을 때의 기사이다. '토론토 데일리 스타' 신문, 1923년 1월 27일에 실렸다. 뒤집힌 책을 읽는, 아니 기자들 앞에서 보란 듯이 책을 읽는 척하고 있었던 무솔리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쓴 짧은 기
△사서의 추천이유 엄마의 죽음을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그 아픔을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이 책을 펴라. 그리고 모든 슬픔을 담아내는 사랑으로 마음을 함빡 적시고 싶다면! 엄마가 죽은 후 장례식마저 끝나고 아이와 아빠의 일상생활이 시작되었지만, 엄마의 빈자리는 여전하다. 슬픔에 빠진 아빠를 지켜보는 일, 혹여나 엄마를 잊어버리지 않을까하는 불안. 작은 아이의 상처를 어떻게 끌어안아야 좋은 것인가. 우리 또한 마주한 상실에 당황할 뿐 치유의 방법을 모른다. 모르지만 무릎을 낮춰 아이의 손을 잡고, 엄
요즘은 음악을 다양한 매체, 기계로 접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있어도 편하게 어디서든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한 세대 전만 해도, 라디오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매체였다. 음반을 사지 않아도, 녹음기나 전축이 없어도 라디오만 있으면 음악이 나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요즘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아져서 그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라디오로 음악을 듣는 시절, 마치 내 심정을 모두 알아주는 듯한 노래와 팝송을 소개하는 DJ의 한마디에 울고 웃었던 시대가 있었다. 예쁜 글씨로 사연을 쓰고 알록달록 꾸
△사서의 추천이유 평생 현역으로 살고 있는 82세 할머니 와카미야 마사코, 일명 마짱의 두근 두근 인생이야기! 우리는 태어나면서 여러 삶의 단계(유년기, 아동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를 맞이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사는 일에 지쳐서 설레이는 일도 신명나는 일도 없이 어쩌면 사는 일도 버거워하면서 하루 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현실이다. 마짱은 미쓰비시 은행을 40년간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후, 은퇴와 함께 컴퓨터를 구입, 코딩을 배워 여든 한 살에 아이폰 게임 앱을 개발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17년 애플의 팀
△사서의 추천이유 0세부터 100세까지 인생을 따뜻한 그림과 담담한 글로 담아 놓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작가 하이케 팔러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 그 대답들로 책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장면장면 공감의 연속이다. 사실 아이를 둔 엄마라 첫 장면에서부터 코끝이 찡해졌으며 '51세 이제는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에서 마음 속 깊은 울림을 느꼈다. 부담 없이 옆에 두고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내 나
5월이다. 가장 먼저 맞는 즐거운 날이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이 되면 소파 방정환과 함께 권정생 선생도 생각난다. 이 분들처럼 어린이를 사랑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 의미도 권전생 선생 전기를 소개한다. 몇 년 전 어느 독서통계 조사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권정생 선생님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싫어하는 작가도 권정생이라는 결과도 있었다. 싫어하는 작가에 권정생 선생 이름이 오르다니 어찌된 일일까. 어린이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한 편 이해가 된다. "권정생 작가가 누구에요? 왜 어른들은 자꾸만 이 작가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