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 이충렬 지음 / 산처럼 / 336p / 1만 5천 800원

 5월이다. 가장 먼저 맞는 즐거운 날이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이 되면 소파 방정환과 함께 권정생 선생도 생각난다. 이 분들처럼 어린이를 사랑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 의미도 권전생 선생 전기를 소개한다.
 몇 년 전 어느 독서통계 조사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권정생 선생님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싫어하는 작가도 권정생이라는 결과도 있었다. 싫어하는 작가에 권정생 선생 이름이 오르다니 어찌된 일일까. 어린이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한 편 이해가 된다. "권정생 작가가 누구에요? 왜 어른들은 자꾸만 이 작가 책을 읽으라고 하지요? 정말 지겨워요." 볼멘 소리를 듣고 나서 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책 목록이나, 권장도서 목록에 권정생 선생의 책은 언제나 수록돼 있다. 그만큼 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책을 많이 남겼다.

 그런데, 우리는 권정생 선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유명한 작가였던 만큼 많은 일화들이 알려져 있지만, 문인으로서의 작품세계와 또 한 사람으로서의 삶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한다.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은 전기 전문 작가인 이충렬 작가가 권정생의 감동적인 삶과 문학정신을 복원한 책이다.
 이충렬 작가는 전기의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권정생은 한국 아동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다. 안데르센이나 그림형제 같은 외국작가들의 번역동화를 주로 읽던 시대에 우리나라 창작동화가 자리 잡고 대중화되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그의 동화는 가난하고 불행한 어린이가 부자의 도움을 받아 행복해진다는 내용이 아니다. 가난과 불행의 근본적 원인을 알게 하고, 시련과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다." 이 글은 권정생 문학의 의미를 간결하고도 명확하게 전해준다.
 
 이충렬 작가가 쓴 전기는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아, 김수환 추기경',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등이 있고, 현재 김홍도에 대한 전기를 집필 중이다. 그는 우리가 전기와 평전·자선전을 혼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명한 사람의 평전은 있을 수 있지만, 꼭 전기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사회에 긍정적인 업적, 자랑스러운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삶을 복원하고, 그 삶의 가치와 정신을 만나게 하는 것이 전기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한다.

 권정생 선생이 한국아동문학에 남긴 발자취와 그의 삶이야말로 전기로 기록돼 오래 전해져야 한다.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은 이충렬 작가가 권정생 선생이 생전에 언론과 가졌던 인터뷰를 비롯해서, 편지, 수기, 수필 같은 원자료와 지인들이 남긴 권정생에 대한 기록, 그리고 생존해 있는 지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전기이다. <학원> 1955년 5월호에 실린 권정생의 첫 지면 발표작 '여선생'도 찾아내 수록했다. 권정생이 겪었던 가난과 병고, 교회 종지기로서의 삶, 아동문학가 이오덕과의 관계, 권정생의 문학적 좌절과 도전의 기록을 더해 작가로서의 온전한 생애를 담아냈다. 권정생이 걸어간 길이 오롯이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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