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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야 한여름 더위를 부탁해"드라큘라(상, 하)
드라큘라(상, 하) /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337p 내외/ 각 9천 800원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납량물들이 많이 나온다. 오싹한 이야기가 최고다. 드라큘라 이야기는 어떨까. 필자가 이 책을 읽은 것은 순전히 더위를 쫓고 싶어서였다. 좀 서늘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몇 년 전에 처음 읽었는데, 이제는 여름만 되면 이 책이 생각난다. 으스스한 이야기려니 하고 읽었다가 그 쓸쓸한 아름다움에 푹 빠져 정말로 더위를 싹 잊어버렸던 책이다.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드라큘라 영화의 원전이다. 스토커는 1847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공무원인 아버지와 복지사이자 작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이 될 때까지 걷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생활할 정도로 병약한 아이였다. 스토커의 어머니는 누워 있는 아들이 심심할까 봐 아일랜드의 온갖 전설과 귀신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마도 그 이야기들이 훗날 <드라큘라>를 쓰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까. 브램 스토커는 학창시절부터 연극에 관심을 가지면서 신문에 연극 비평 기사를 기고했다. 미모의 여배우 플로렌스 달컴과 결혼하여 런던의 사교계에 입성하면서 아일랜드 출신인 오스카 와일드, 예이츠, 코난 도일 등과도 교류했다.

<드라큘라>는 1897년에 발표됐다. 처음 제목은 <불사귀(Undead)> 죽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는데,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던 중 왈라키아의 군주 블라드 드라큘 이야기를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드라큘라>라는 제목을 지었다. 그런데 소설은 즉각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브램 스토커가 1912년에 사망한 뒤, 1922년에 독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이 소설 <드라큘라>를 각색한 영화 <노스페라투>를 제작했다. 이때 스토커의 부인 플로렌스가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걸면서 <드라큘라>는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 후로 수없이 영화화되면서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드라큘라>는 흡혈귀 소설의 고전으로 현재까지도 소설과 영화, 만화 등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브램 스토커가 원작에서 묘사한 드라큘라 백작의 모습은 많은 영화나 만화 등에서 우리가 만나는 드라큘라의 원형이 되었다. 소설 속의 드라큘라를 만나보자.
“그의 얼굴은 억센 독수리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콧날이 날카롭고 콧마루가 오똑하며, 코끝이 삐죽하게 아래로 숙어져 있다. 이마는 됫박을 얹어 놓은 것처럼 불거져 있고, 살쩍에는 털이 버성기지만 머리숱이 많고 곱슬곱슬해 보인다. 눈썹도 숱이 많으며, 콧마루 위쪽에서 거의 맞닿아 있다. 입매는 딱딱하고 조금 잔인한 느낌을 주었고, 기이하게 날카로운 하얀 이가 입술 위로 비죽 나와 있는데, 그 입술이 유난히 붉어서 그의 나이에 걸맞지 않는 싱싱함을 느끼게 한다. 또 귓바퀴는 파리하고 끝이 매우 뾰족하다. 턱은 넓고 억세며, 뺨은 여위었으나 단단해 보인다. 그의 얼굴이 주는 전체적인 인상은 대단히 창백해 보인다는 것이다.”

<드라큘라>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마침내 그 두려운 존재를 물리친 과학, 그리고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관과 영국인의 성의식까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 의미를 생각 하지 않아도 흡혈귀라는 존재로 무더위를 쫓아줄 작품이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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