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발견

읽기의 발견 / 정비아 지음 / 유심 / 264p / 1만 4천원
추천 / 김세환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대개 '읽기'라 하면 책을 보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읽기'를 알려준다. 단순한 '보기'와 다르게 일상을 통한 제대로 읽기의 방법을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해준다.

 정비아 작가의 <읽기의 발견>은 오랜 카피라이터 생활에서 얻은 날카로운 시선과 폭넓은 사색, 삶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듬뿍 담긴 생활 에세이다. 이미 틀이 갖춰져 있는 '책'의 세계를 벗어나 우리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차근차근 읽고 해석하며 흘러가는 삶 속에서 깨우침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눈앞에 책이 펼쳐져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까. 글자를 보는가, 아니면 책을 읽는가 두 가지 중 하나이다. 글자만을 보고 있을 때, 그 책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나 읽고 있을 때는 다르다. 책은 세상을 이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세상을 읽는 것이다. 비단 책 뿐이랴,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더 많다.

 이 책의 저자 정비아 씨는 카피라이터로 17년째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브랜드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하면서 기획자, 북칼럼니스트, 에디터, 작가 등의 이름으로 글쓰기를 꾸준히 해왔다. 읽고 쓰는 삶을 계속 해온 것이다. 그래서 읽고 쓰는 대상이 문자를 넘어서 세상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카피라이터는 단 몇 줄의 광고 문구를 쓰기 위해 제품을 연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난한 작업을 선행한다. 책 광고를 할 때는 책을 읽어야 하고, 아파트 광고를 할 때는 아파트를 읽어야 한다. 무형의 서비스를 광고할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읽는다. 더불어 소비자의 마음도 읽는다. 단지 ‘아는’ 차원이 아니라 ‘읽는’ 차원까지 파고들어야 온전한 카피 한 줄을 쓸 수 있어서다. 제품과 소비자, 시장과 생산자 모두를 읽기 위해서는 그 의미를 각각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독해력’이 필요하다.”

 광고 카피는 특별한 문장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해야 한다.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구매력을 불러 일으켜야 하며, 감성도 자극해야 한다. 그러니 글을 잘 쓴다고 써낼 수 있는 문장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세상과 사람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책의 목차를 보면 저자가 말하는 핵심이 감결하고도 명확하게 보인다.

‘읽기 본능 회복-태초에 읽기가 있었다’ ‘일상 읽기-두 발을 땅에 두고 너머를 본다’ ‘관계 읽기-누구에게나 이번 생은 처음이다’  ‘사회 읽기-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가치 읽기-사유를 통해 사람은 사람다워진다’로 이어진다. 저자는 책 읽기를 넘어 세상 읽기로 안내한다. 이 세상 자체가 거대한 하나의 텍스트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읽어내기 난해한 텍스트가 ‘나’라고 한다. 이 순간에도 우리 앞에 수많은 텍스트가 펼쳐진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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