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

 

드르렁 / 문크 글·그림 / 북극곰 / 64p / 1만 5천 원

 

추천 / 김상미 김해시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누구나 한번쯤 옆에 자는 사람의 코고는 소리에 잠을 깬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깊은밤, 아빠의 코고는 소리에 잠이 깬 아기를 재우려는 엄마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아빠의 코골이를 멈추게 하려고 엄마가 다양한 방법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남편의 베개를 빼보기도 하고 옆으로 재워도 보고 온갖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모습에서, 나도 이런 저런 방법 다 쓰다가 포기하고 어찌어찌 잠들었는데 하면서 공감이 가는 책이다. “어? 우리집 이야기네?” 하고 생각이 드는 가족이 함께 보길 추천한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X그라폴리오 제4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이다.

△가족이 함께 단란하게 누워 잠드는 밤. 우리는 그 하루의 행복을 위해 산다. 열심히 살아온 하루를 정리하고 푹 쉬는 시간, 가족 모두가 이렇게 온전하게 평안하구나 뿌듯한 안도를 느끼는 시간, 모든 복잡한 일들을 내려놓고 잠드는 시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자녀가 어느 정도 자라면 자기 방을 가지겠지만, 아기라면 엄마 아빠와 함께 잠든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낳아 한 방에 누워 잠드는 밤. 얼마나 알차고 가득찬 기쁨일까. 든든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면서 아내는 무한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 밤이 그저 조용하기만 하지는 않다. 아빠는 피곤했는지 방이 흔들리도록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곤다. 코고는 소리에 잠을 깬 엄마는 아빠가 걱정된다. 코고는 소리를 멈추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쓴다. 하지만 소용이 없다. 멈추지 않는 행진곡이다. 이러다가 아이도 잠에서 깰까봐 걱정이다. 엄마의 걱정대로 아이도 깨어나 응애 응애 울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아이도 달래서 다시 재워야 한다.
 
 어느 집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 소박한 우리네 일상이다. 그 풍경이 이 그림책의 내용이다.
 
 그림도 소박하고 간단한 그림이다. 별다른 꾸밈이 없어 화려한 색채감은 없다. 하지만 그 그림은 어디선가 보았던 장면, 기억 저 편에 있던 어린 날의 추억을 단숨에 불러준다. 한 방에 온 가족이 모여 형제들끼리 이부자리 다툼을 하며 잠들었던 그 시절 말이다.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에 쉽게 잠들 수 없었던 날, 순간 코고는 소리가 멈추면 아버지가 숨을 쉬고 있는가 걱정돼 아버지 얼굴에 조심스레 귀를 갖다 대어 보던 마음, 제발 코고는 소리 내지 말라고 투정도 부려보던 시간들, 이러다 밤새겠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잠들곤 했다. 많은 가족들이 그렇게 잠들었다.
 
 이 책을 그린 문크는 캐릭터 작가이다. 주로 이모티콘, 삽화, 카툰, 전시 작업을 해왔다. 대표 캐릭터로는 ‘문크마우스’, ‘킬러알비’가 있다. 육아에 여념 없는 엄마들의 노고, 아가와 아빠를 사랑으로 감싸주는 마음을 담아 이 그림책을 그렸다. 어린 아이를 돌보고 있는 많은 부모들이 이 그림책을 보면서 웃으며 행복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본문이 끝나면 그림을 축소해 한 눈에 볼 수 있는 썸네일 이미지와 영어 번역문도 실려 있다. 전세계 독자들도 이 책을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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