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를 통해 소개했던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라는 책이 있다. 전남 순천에서 살고 계시는 할머니 스무 분의 글과 그림을 모은 책이다. 그 책 소개가 나간 뒤 김해에서 두어 통의 전화가 왔다. 할머니들이 직접 글을 쓴 것인가, 혹시 할머니들이 구술할 때 받아쓴 것이 아닌가, 어르신들이 글을 쓰게 하고 모을 수 있는 구체적 프로그램을 어떻게 짜면 좋을까 등.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김해에서도 곧 어르신들의 삶을 담은 책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해 어르신들의 삶을 담은 책을 구상하는 분들께
△사서의 추천이유 루브르 박물관 기나긴 입장 줄을 기다려 자그마한 모나리자와 수많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사진으로 남기는 파리 여행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파리에 대한 동경과 환상으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파리에 관한 가장 완벽한 도서를 추천하자면 딱 한 권, '아트인문학 여행x파리'다. 여행 가이드북의 특징인 단편적인 정보제공, 미술관 소개 가이드북이 가지는 딱딱함을 커버하는 이 책은 루이14세의 요구보다 더 뛰어난 성과물을 만들어낸 베르사유의 화가 르브룅의 이야기부터 파리가 로마의 뛰어난 예술을 따라잡고 세계
자신에게 미루는 습관 따위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매번 정해진 시간에 '그것'을 완성해서 넘겨주어야 하겠지만, 그 직전까지는 최대한 미루는 것,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필자 역시 미루기라면 자신 있다. 적지 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보았다. 대놓고 '미루기의 천재들'이라니. 천재들도 미루는 습관이 있다는데, 평범하기 그지없는 나 같은 사람이야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조금은 안심도 된다. 이 책을 쓴 미국의 저널리스트
△사서의 추천이유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북튜버 김겨울의 책이다. 김겨울 작가는 네 권의 책을 토대로 하여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 하듯 글을 써 내려갔다. 일종의 독서노트이지만 책에 대한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한 권의 책에서 가지를 뻗어 여러 이야기를 한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느낀 것, 그와 관련한 다른 책이나 영화들에 대해서도 풀어냈다. 네 권의 소설인 임레 케르테스의 , 메리 셸리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 테드 창의
이 땅에 괴물이 그렇게 많단 말인가 깜짝 놀라 주목했던 책이다. 저자 곽재식은 괴물을 알고 싶어하고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사람이다. 그는 2006년 단편소설 '토끼의 아리아'가 TV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본격적으로 SF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말고도 , 등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가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재미난 활동은 2007년부터 한국의 옛 기록에 등장하는 괴물 이야기를 정리해온 것이다. 그의 블로그 '괴물 백과사전'은 온라인 괴물 소굴이다
△사서의 추천이유 이 책은 이용자의 예약도서인데 예약취소로 인하여 서고로 들어가는 것을 잡았다. '하루사용설명서'는 짦은 글인 관계로 가벼운 마음으로 짧게 끊어서 읽어 나갈 수 있어 좋았다. 문장은 단순하고 쉬우면서 전달력이 강한 책이다. 작가는 매일 하루하루 다른 주제로 365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살아있을 때 재미있게'이다. 첫째, 그때 좀 참을 걸. 둘째, 그때 좀 베풀 걸. 셋째, 그때 재미있게 살 것. 그리고 '마음의 온도', '습관의
때로 음식은 추억을 소환한다.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주던 음식, 온 가족이 밥상을 둘러싸고 앉아 머리를 맞대고 먹었던 음식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몇 년 전 서울에 사는 여동생이 김해에 있는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나러 갔을 때 가장 먼저 한 말이 "논고동찜 먹고 싶다"는 말이었다. 어린 시절에 먹었던 음식 중에서도 논고동찜이 가장 그리웠던 것이다. 타향이라고 말하기에도 벅찬 대도시 서울에서는 그 음식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먹었던 논고동찜은 배고픈 허기 뿐 아니라 정신의 허기까지도 채
△사서의 추천이유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진 이래 전국 70여 곳에 세워지고 있다. 묵묵히 정면을 응시하며 앉아있는 소녀상을 보면 가슴 속 깊은 먹먹함이 느껴진다. 우리는 현 세대 그리고 미래의 세대가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잊지 않기 위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이옥선 할머니의 삶을 만화로 담은 김금숙 작가의 '풀'이다.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중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처음 영화관에 갔던 날을 기억한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밤길을 걸어 극장에 들어섰다. 그 극장이 김해극장이었는지 금보극장이었는지, 무슨 영화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두운 극장이 환하게 밝혀지면서 엄청나게 큰 화면이 눈앞으로 와락 달려들 듯 펼쳐지던 그 순간만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극장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 '로봇 태권브이'를 보면서 극장이 떠나가라 친구들과 주제가를 따라 부르던 기억, 반공영화인지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한 영화인지를 단체로 보고 감상문을 쓴 기억도 있다. 세상이 변해 볼거리가 지천으로
한편 가야국에서 궁궐에서 조회할 때 구간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께서 강림하신 이래 아직 좋은 짝을 만나지 못하였사옵니다. 청컨대 신들의 집에 있는 처녀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아이를 골라 궁중으로 들여보내 배필을 삼도록 하시옵소서." "짐이 이곳에 내려온 것은 하늘의 명이고 짐을 도와 왕후가 되는 것 또한 하늘의 명이니 그대들은 염려치 말라." 왕은 곧 유천간에게 명해 잽싼 배와 좋은 말을 끌고 망산도에 가서 기다리게 하였다. 또 신귀간에는 승점까지 가서 있게 하였다. 그때 바다 저쪽 서남쪽에서 붉은 돛을 달고 붉은 깃발
△사서의 추천이유 어느 날 아침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가 지나가는 곰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부탁하나 곰은 그러면 거미가 굶게 되고 그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거절한다. 점심 때 같은 곳을 지나가는 곰에게 무당벌레는 ‘애벌레로 땅 속에서 칠 년이나 지내고 나왔는데 이렇게 죽어야 하냐’며 또 부탁하나 곰은 그건 매미의 이야기라며 어설픈 거짓말은 나쁜 거고 거미는 모기를 잡아먹는 좋은 동물이라며 역시 거절한다. 저녁 때 같은 곳을 또 지나가는 곰에게 무당벌레는 거미만 유익한 동물이 아니라며 자신도 진
손글씨를 쓸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는 세상이다. 그래도 필자는 여전히 필기구에 관심이 많다. 연필을 깎을 때 나는 '사각 사각'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잉크를 모두 소비한 볼펜을 보면 뭔가 많은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만년필에 잉크를 새로 넣을 때면 설렌다. 필기구를 잡고 힘을 주어 종이 위에 뭔가를 쓸 때, 다른 그 어떤 동물도 흉내 내지 못하는 지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필자가 가장 감동을 받았던 필기구는 만년필이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 아버지가 만년
추천 / 김세환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나의 일'을 스스로 정의하고, 일을 보는 성숙한 관점부터 나를 성장시키는 현명한 태도, 유능하고 가치 있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맥킨지, 크레딧 스위스, 칼라일에서 컨설팅과 투자분야 전문가로 10년 간 일했던 저자가 치열하고 냉정한 글로벌 엘리트들의 세계에서 익힌 일의 기준과 태도, 그리고 직장을 나와 다양한 기준과 욕구를 가지고 '자신만의 일'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만나며 익힌 새로운 일의 감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오
700년 전 약속 / 이진숙 지음 / 북인 / 213p / 1만 3천 원“김해에서 땅을 파면 그 속에서 뭐가 나올지 겁난다.” 이런 말을 들어 본 적도 있고, 해 본 적도 있을 것이다. 금관가야의 왕도였던 김해의 땅에 무엇이 잠자고 있을까. 가끔씩 유적이 발굴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뿌듯하다. 까마득한 고대 가야인들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해보는 것은 신기하다. 발굴된 유적에는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토기를 보면 누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기술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상상해보는 순간, 시공간을 훌쩍 넘어 가야로 가 볼 수 있다면 좋겠
반은 늑대, 반은 양, 마음만은 온전히 하나인 울프 알렉스 라티머 글, 패트릭 라티머 그림 / 소원나무 / 40p / 1만 3천 원 추천 / 김상미 진영한빛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부드러운 양털의 몸에 늑대의 뾰족한 귀와 꼬리를 가진 동물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이 책은 양 아빠와 늑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울프가 겪어 나가는 성장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양 아빠에 늑대 엄마라니? 다소 독특한 설정에 의아했지만 그림책 세상에서는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늑대친구들과 양친구들 사이에서 늑대도 아니고 양도 아닌 울프가 정체성문
허황옥, 가야를 품다 / 김정 지음 / 푸른책들 / 263p / 9천 800원 김해에 관련한 소식을 페이스북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소식이나, 필자가 놓친 기사도 알 수 있다. 며칠 전 한 페친이 기사를 링크하며 올린 글이 눈에 들어왔다. "재미있어야 할텐데…." 짧은 한 마디가 기사를 찾아 읽게 했다. 허황옥을 소재로 한 한국-인도 합작 영화와 드라마가 나온다는 기사였다. 지난 2월 21일 드라마 '닥터 이방인' 제작사 세이온미디어는 인도 에로스인터내셔널그룹, B&C그룹과 가야의
서른번째 도서 /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68p / 1만 3천 원 추천 / 정주연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인생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건 순진한 착각이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새로운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예전과 같지만 어딘지 예전과는 다르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는 다섯 시간 동안이나 오지 않는 기차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인도 사람들을 떠올린다…. 이 세상에는 길이 하나 밖에 없다고 정답은 정해져 있다는 압박
경남의 독립운동, 그 현장과 운동가들 김두천 외 지음 / 선인 / 308p / 1만 5천 원 김해시는 올해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김해3·1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김해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어나야 할 사업이다. 그리고 100주년 기념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제의 야욕으로 짓밟히는 조국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일어섰던 백성들을 생각하면,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장도 뜨거워진다. 김해를 비롯한 경남의 독립운동
스물아홉번째 도서 / 나는 오늘부터 화를 끊기로 했다레너드 셰프 , 수전 에드미스턴 지음 / 윤동준 옮김 / 생각의서재 248p / 1만 4천 원 추천 / 윤인영 김해기적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2019년도 벌써 2월이 다 가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것만은 꼭 끊어야지 하고 생각하신 것 있으신가요? 시원한 맥주, 튀긴 음식, 출근하면 습관적으로 먹는 커피, 끝없이 미루는 습관…. 아직 고민 중이시라면 올해는 ‘화’ 한번 끊어보시겠어요? 레너드 셰프의 책 ‘나는 오늘부터 화를 끊기로 했다’를 권해드립니다. “이유
우리들의 누이 / 홍정욱 지음 / 이후 / 332p / 1만 3천 원 김해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필자는 봄이면 동네 언니들을 따라 산이나 들로 나가 나물을 뜯었다. 쑥 밖에 몰랐던 나에게 달래도 가르쳐 주고, 삐삐를 뽑아 주던 언니들이었다. 어느 봄날, 언니들 중에서 한 명이 도시로 갔다. 중학교를 그만두고 일하러 떠났다고 했다. 그런가보다 했다. 나는 그 언니를 서서히 잊어갔다. 몇 달이 지나고 추석 무렵, 언니가 집에 다니러 왔다.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사들고. 언니의 남동생들이 새 옷을 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