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번째 도서 /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서른번째 도서 /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68p / 1만 3천 원

 

추천 / 정주연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인생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건 순진한 착각이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새로운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예전과 같지만 어딘지 예전과는 다르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는 다섯 시간 동안이나 오지 않는 기차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인도 사람들을 떠올린다…. 이 세상에는 길이 하나 밖에 없다고 정답은 정해져 있다는 압박감을 느낄 때면 여행지에서 만난 수많은 인생들을 생각한다. 아마 이런 것들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담담할 것-여행자의 질문 중에서)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작가는 삶을 마주하는 자세로 담담할 것, 씩씩할 것, 우아할 것을 주문하며 그녀가 경험한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함께 유사한 메시지를 던지는 책과 영화의 장면 인용을 통해 깊이 있게 때로는 위트 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공감되는 글, 책, 영화를 통해 삶의 위로를 받고 싶은 분에게는 정서적 충만감을,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한 독서 초년생들에게는 책을 지속해서 읽을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한수희 작가는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글 잘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독자들은 "내 이야기를 쓴 것 같다"며 작가의 감성에 공감한다. 한수희 작가는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책을 읽는 지 궁금해 인터넷에서 감상후기를 올린 SNS를 찾아보다가 이런 글도 보았다고 한다. "이런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 얼마나 책 내용에 깊이 빠져들면 이런 감상을 남길 수 있을까.
 한수희 작가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잡지사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매거진 〈AROUND〉에서 영화와 책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고, 학생들에게 영화 만들기를 가르친다.
 '나다운 삶'에 대해 쓴 책이 '온전히 나답게'이고,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그가 인생을 마주하는 세 가지 자세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의 첫 책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의 개정증보판이기도 하다.
 작가가 말하는 인생을 대하는 세 가지 자세는 이렇다. 불친절한 인생에 '담담할 것', 어떤 불운 앞에서도 '씩씩할 것', '우아하게 실패할 것'. 담담하고, 씩씩하고, 우아할 것.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실제로 그런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생을 한 발씩 걸어 나가는 사람을 응원한다.
 작가는 개정증보판으로 이 책을 다시 출간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사실 에세이는 모든 원고마다 결론이 있을 필요도 없고 길을 알려줘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더라고요. 아무런 결론도 없이 시시껄렁한 이야기라도 독자가 알아서 그 의미를 찾아주시리라고 믿고, 마치 무대 위의 록스타가 관객 위로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작가의 말은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그의 마음을 담은 책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던져졌다. 담담하고, 씩씩하고, 우아하게. 독자는 책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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