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문학 여행 x 파리

아트인문학 여행 x 파리 / 김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328p / 1만 6천 원

 

박현주 김해율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루브르 박물관 기나긴 입장 줄을 기다려 자그마한 모나리자와 수많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사진으로 남기는 파리 여행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파리에 대한 동경과 환상으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에게 파리에 관한 가장 완벽한 도서를 추천하자면 딱 한 권, '아트인문학 여행x파리'다.
 
 여행 가이드북의 특징인 단편적인 정보제공, 미술관 소개 가이드북이 가지는 딱딱함을 커버하는 이 책은 루이14세의 요구보다 더 뛰어난 성과물을 만들어낸 베르사유의 화가 르브룅의 이야기부터 파리가 로마의 뛰어난 예술을 따라잡고 세계 예술의 중심이 되기까지의 여정, 그 시절 비난 받았지만 오늘날 어떤 작품들보다 뜨거운 갈채를 받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인생 항해까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책의 말미에는 파리가 가장 아름답던 시절을 일컫는 '벨 에포크' 시대를 만든 본질에 한 발짝 다가가며,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질문과 대답이 있는 인문학적 사유 공간으로서의 파리를 비로소 만날 수 있다.

△예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아트인문학' 강연으로 화제와 인기를 모았던 김태진의 파리 예술문화답사기. 그의 아트인문학은 이탈리아와 파리, 스페인에 이르러 현재 3권의 책으로 나와 있다. 서울대에서 프랑스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인 보들레르를 전공한 미술애호가인 그는 매년 한 번 이상 유럽을 찾는다. 직접 발로 누비며 보고 느끼는 문화예술이 3권의 책에 담겨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책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현장 공부를 하고 책으로 다시 기록한다.

 아트인문학이라는 개념이 그리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트인문학 여행은 예술가의 눈을 빌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아트'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진지함을 체험하는 '인문학', 그리고 일상을 벗어난 '여행'을 결합해 세상을 낯설게 보도록 하는 시도이다. 자연, 예술, 여행은 그 모두를 총칭해 인문학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함께 있을 때 더 빛난다.

 이 책 파리 편에서는 파리의 문화와 역사, 예술가의 그림이 펼쳐진다. 프랑스의 미술관과 박물관 마을들을 종횡무진 오가는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파리가 품고 있는 매력과 만날 수 있다.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이고,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고민하는 이들을 만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이 책에서 프랑스 사진작가 디디에 앙사르게스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디디에 앙사르게스는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가 자랑하는 여러 지역의 절경을 촬영했다. 그는 특히 파리의 야경을 사랑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어둠이 내리는 파리를 누비며 사진을 찍어왔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서는 관광객의 눈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파리의 보석 같은 순간들이 담겨 있다.

 책의 제목 옆에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파리의 예술문화답사기'라는 부제가 있다. 예술, 문화, 여행은 '나'를 찾게 하는 키워드가 맞다. 스쳐 지나지 않고, 느끼면서 생각하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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