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44p / 1만 5천 원
서경훤 화정글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북튜버 김겨울의 책이다. 김겨울 작가는 네 권의 책을 토대로 하여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 하듯 글을 써 내려갔다.

 일종의 독서노트이지만 책에 대한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한 권의 책에서 가지를 뻗어 여러 이야기를 한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느낀 것, 그와 관련한 다른 책이나 영화들에 대해서도 풀어냈다. 

 네 권의 소설인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이 책을 읽는 데 아무런 부담이 없을 것이다. 김겨울 작가는 남이 쓴 글로 내가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내가 쓴 글이 다른 이에게 남이 쓴 글로 다가가서 다시 그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 것일까? 생각을 하기 위해서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고, 지식과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 만이 아니다. 모든 책은 하나의 세계이다. 그 세계가 끊임없이 우리의 뇌를 자극하며 던지는 수많은 질문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다.

 김겨울 작가는 유튜브에서 ‘겨울서점’을 통해 책이야기를 전하는 북튜버(책과 유튜버의 합성어)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철학과를 졸업했는데 한 번도 취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글을 쓰고 음악을 하는 삶을 원하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다. 그러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마포FM에서 6개월간 DJ를 했는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매력에 빠져버렸다. 가장 좋아하는 책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자연히 뒤따라왔다. 유튜브에 채널 ‘겨울서점’을 개설한 지 2년여 만에 구독자 수는 9만 명을 넘겼고, 김겨울은 대표적인 북튜버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먼저 펴낸 책 <독서의 기쁨>에 이어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까지 내면서 책 읽는 기쁨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우리가 읽는 책들은 어디로 갔을까. 책꽂이 어느 구석에? 아니다. 그 책은 우리가 인식하든 아니든 우리의 삶 안에 녹아있다. 책을 읽은 사람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한다. 김겨울 작가는 이것이 “책이 대를 이어 영원히 살아남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하는 책, 자기 삶의 방식이 된 책으로 4편의 소설을 소개한다. <운명>에서는 시간 안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운명’을,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몸에 따른 ‘고독’을, <백년의 고독>에서는 그 몸을 가지고 통과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는 운명을 탈출 혹은 변화시키는 ‘상상’을 키워드로 다가간다. 4권의 책이 이렇게 이어지고 있고, 그 안에서 작가는 자유롭게 생각의 유영을 하고 있다.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하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도 어느 순간의 자신의 ‘활자 바다’를 만나 유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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