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도 무게가 있다. 달밤을 가득 채우는 대금산조. 상처 먹고 자란 대금 소리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사납게 일렁이는 속울음처럼 애절한 음이 찻집을 가득 메우더니, 이내 가을 산에 취해 모여든 사람들의 가슴에 잔물결을 일으킨다. 마음 한 켠에 깊숙이 묻어둔 사연들이 소리의 옷을 입고 저릿하게 다가온다. 대금을 제작할 때 최고의 재료로 쓰이는 것은 쌍골죽이다. 병든 대나무라 하여 병죽(病竹)이라고도 불리는 쌍골죽은 마디 양쪽에 골이 패여 있다. 일반 대나무와는 달리 쌍골죽은 어느 정도 크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속이 두텁게 차오른다.
손님은 까뮈가 1950년대 말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프랑스 정부군과 알제리 민족 해방전 사이에 벌어진 알제리 전쟁 때 쓴 작품이다. 까뮈는 이 작품을 통해 인종적, 정치적인 갈등 상황을 그렸다, 프랑스 이민자로써 알제리 태생인 까뮈는 알제리는 아랍인의 국가가 아닌 유럽계, 아랍계, 아프리카가 모여사는 지역일 뿐이었는데 알제리 전쟁이 시작되자 프랑스는 우파와 좌파로 나뉘어 까뮈에게 선택을 강요하였고,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을 계속적인 테러를 저질렀다. 1956년 까뮈넨 민간인 휴전을 위한 호소를 발표하고 죄 없는 인간을 학살로부터
시선의 움직임이 같은 너와 나거울을 보는 건 나일까아님 너가 거울을 보는 걸까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너와 나날 공감해 주는 건 너일까아닌 내가 널 공감해 주는 걸까 오른손과 왼손너와 다른 손을 내미는 나악수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하는 데 이어져있는 너여기선 너가 나와 같은데 거기선 무슨 생각을 할라나거기선 내가 너와 같은데 여기선 많은 생각이 섞였어내가 현실이라면 나는 너를 알 수 없고내가 거울이라면 너는 나를 날 수 없네
사박사박 걷는 길 가 억새꽃이 바람 따라 순응하고 있다. 마음 한 켠 머문 시간이 왠지 머쓱해지는 날 길 따라 물 따라 빛 따라 나는 해반 천을 걷는다. 그리움이 날 잊지 말기를 바라는 세월에 넌지시 던지는 중얼거림 또한 사색의 한 단면이다. 물 숲에 작은 새 보금자리 지키는 듬직한 살찐 갈대가 근위대처럼 있어, 나는 물길 돌아가듯 돌아 모퉁이 가장자리에 머문 빈 플라스틱 통처럼 둥둥 떠 있다. 빈 가슴으로 와서 외톨이처럼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아래에 머물러 가슴을 연 눈먼 철학으로 고독한 본질을 맛본다. 물처럼 바람처럼 침묵을
지난 달 16일, 새벽의 여명을 뚫고 처음으로 전남 고흥군 ‘소록도’로 향했다.‘소록도’는 섬의 모양이 아기사슴과 닮아 ‘작은 가슴섬’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1916년 일제 강점기 때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에 강제 수용하고 노동착취와 고문, 불임시술, 생체실험 등 인권을 유린한 비극적인 역사를 지닌 ‘애환의 섬’이었으나 이제는 ‘치유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5월 17일은 ‘한센인의 날’이다. 올해는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제103주년 및 제 16회 한센인의 날 기념’행사가 국립소록도병원 복합문화센터에서 진행되었
코로나는 아무나 죽이려 한다이쁜 사람착한 사람잘 생긴 사람못생긴 사람나쁜 사람우리들 할머니 할아버지세상의 우정마저도...멈추질 않는 공포가걸어가는 사람들의 자유를 방해한다지금 소원은 오직 하나“다시 돌아오세요. 희망 코로나여! 기도합니다.”
최근 영하권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택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3대 난방용품(전기히터ㆍ장판, 화목보일러) 사용량이 급증했다. 저비용으로 따뜻한 겨울을 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이 커졌고 화재 발생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최근 5년간 겨울철 난방용품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기히터ㆍ장판이 1816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열선 1257건, 화목보일러 1194건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도 겨울철이 타 계절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우리가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
시대가 변하고, 상품들이 다양화 되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목적과 용도에 맞는 물건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세제만 보아도 그렇다. 세제는 ‘이물질을 씻어내는데 쓰는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그 용도에 따라 세탁용, 주방용, 화장실용 등이 있고 분말, 액체, 티슈형 등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소화기도 그렇다. 소화기는 ‘불을 끄는 기구’를 말하며 용도에 따라 투척용 소화기, K급 소화기, 차량용 소화기 등 종류가 다양하다.과거에는 소화기 비치율이 저조했기 때문에 소화기를 우선적으로 비치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단순히 소화기
연두 빛 냄새 맴도는 풀밭과 등어리를 맞대고 한껏 사색했던 날이었다.차마 우리가 맞을 매연인 것을 알지 못했다. 매연, 숨 쉴 수 없이 마스크를 썼다.어데서 왔길래 이리도 괴롭히는지 집요히 따라 붙어 내빼지도 못하고그렇다고 덤비지도 못하겠다. 갈수록 답답한 것이 마스크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죽음의 엄습에 겁먹은 사람들은 믿지 못한 두려움 속에서도한 가닥 피어나는 온정들이 있었다. 서로 손 맞잡고 어깨 토닥이며하나 된 마음 열정 담아 어둠의 그림자를 걷으러 달려간다. 디젤엔진 기나긴 행렬이 끝나고 우리는 마스크를 벗는다.매연에 기침할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혼란스러운 지금, 외출 시는 물론이고 어디를 가든 실외든 실내든 마스크 쓰기가 필수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두 매로 한정되어 각자에게 정해진 요일과 주말에 사야하는 등 철저한 통제로 매우 힘든 적이 있었다. 사람이 모여선 안되는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서던 모습들이 이율배반적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마스크 구입이 어려움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2020년은 코로나의 한 해였다. 초반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전 세계와 온 나라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즈음, 마스크는 한시라도 곁에서
지난 9월 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 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출연한 가황 나훈아가 ‘테스형’이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테스형이 소크라테스를 지칭하는 말이라 요즈음 장안에 화제이다. 그 노래 가사중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이라는 구절이 가슴속에 박혔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적 기초를 마련한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자연에 관한 생각에 머물렀던 당시 철학의 초점을 인
가을 색으로 물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남명 조식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제2회 남명문화제가 김해 장유 대청 중앙공원에서 열렸다.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날씨였지만 다양한프로그램과 많은 시민의 참여 속에 성대하게 행사가 진행되었다. 시민들에게 조식 선생의사상을 알리고 정신을 저 변화 하려는 노력에 깊은 감동을 하였다. 특히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선비정신과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성리학적 사상은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말이 앞서고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는 사회, 생활 전반에 사라지는 도덕성 앞에선 더욱 그러하다. 21세기 최
등굣길에 항상 듣는 이야기마스크 챙겼어?깜박한 내 정신에엄마의 말이 발걸음을 세운다흰색 얼굴 검은색 얼굴눈만 동그라니 나와현미경 눈으로 관찰하지만누구인지 알 수가 없는 얼굴뿐이다마스크 벗으면 벌점이야코인 노래연습장 출입금지하지마라는 소리만 매일 하시는선생님 입도 아프시겠다코로나가 무서운지줄어든 말에 친구는 멀어지고고3 선배들 수능일도 다가오는데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경자년 새해부터마스크 대란이 우울하게 하고뉴스를 타는 확진자 카운트다운에미래의 코로나 19 환자가 된다생활을 바꿔 놓은 전염병사람의 욕심이 만들어 놓은 코로나 19배려하
(부산ㆍ경남=뉴스1) = 신입 기자와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 결혼 이야기가 나왔다.“여자 친구 있어요?”“아-예! 저는 비혼주의자입니다.”“아... 비혼주의... 그런 생각하는 거 부모님도 알고 계세요?”꼰대의 발상이라 해도 할 수 없다. 진부하게도 내 머리에는 그의 부모가 스쳐갔다.혹여 아들의 생각을 안 후 실망할지도 모를 그의 부모,내심 걱정이 되었다.“아직 말씀 못 드렸습니다. 제가 외아들이라 기대하고계셔서요.”그랬구나. 들뜬 기대감을 품고 있다가 뒤통수 맞을지도모를 우리 세대의 현실 같아서 갑자기 웃픈 웃음이 났다. 이런 일
누구에게나 100% 만족을 얻을 수는 없음에도 그 이상의 만족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얻거나 만족을 할 수만 있다면 천하제일이 아닐까 싶다. 둘 중에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함인데 포기를 못 하는 사람도 100% 만족을 얻지 못할 것이다. 어느 한 쪽을 포기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생에 빛이 날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만족감을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한다면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함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만족감을 채워질 것이다.옛 속담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고 했다. 둘 중에 한 마리 토끼만을 잡을 수 있다는 속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