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윤권 시민참여정책연구소장

 1997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의해 우리 사회에 학생운동을 했던 운동권들이 본격적으로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통 386세대라고 부르는데 그 의미는 당시 30대의 나이에 80년대 학번이며 60년대 출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386세대는 최근 영화화 된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이루어낸 주도 세력이며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킨 중심세력이기도 하다.

 

 386세대는 20년전 우리 사회의 주류로 등장한 이후 10년뒤에는 486세대로 불렸고 20년이 지난 현재는 586세대라고 불리며 여전히 민주진보진영의 주도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더욱 공고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와 내각을 비롯한 곳곳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586세대에 가려진 그 다음 세대이다. 586세대들이 20년동안 사회의 주도권을 가지고 전면에 나서는 사이 당시 운동권의 막내였거나 학생운동이 사라진 70년대생 중심의 세대들은 아직도 586의 그림자에 가려있다. 이들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70년생이 지금 49세가 됐으니 이 세대를 470세대라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현재 40대이고 70년대생이라는 의미이다.


 470세대는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베이비붐의 마지막 세대이다. 58년부터 시작된 베이비들이 7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통계치를 보면 1960년대생이 평균 90만명 정도의 수치를 보이고 있고 1971년생이 10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들어 현재는 한해 출생아 수가 40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수적인 차이를 보인다.


 470세대의 불행은 이런 인구분포에서 이미 시작된다. 386세대로 불리는 앞세대가 매년 90만명에서 100만명에 이르는 출생아수를 보이면서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는 60년대생 정체현상을 보였고 70년대생들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기가 힘들었다. 대한민국의 산업화 이후 386세대에게는 기회의 땅이었지만 470세대에게는 이미 386세대가 차지하고 남은 자리에서의 치열한 경쟁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앞머리가 6자가 아닌 7자로 바뀌면서 “어린 세대”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이제 나이가 불혹을 넘어 지천명이 다 되어 가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IMF사태는 470세대를 더욱 힘들게 했다. 386세대들에게 취직은 당연한 것이었고 어떤 회사를 골라서 들어가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1997년 IMF사태를 전후한 470세대들에게는 취업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 운좋게 취업에 성공한 470세대는 그 직장에서 붙박이 막내가 되었고 그마저도 실패한 경우는 비정규직이라는 애매한 자리를 찾아다녀야만 했다.


 물론 386세대들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얼마나 힘들게 산업화를 이루었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려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며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루고 지금의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는지를 이야기 할 것이다. 당연히 386세대들의 노력과 결과물에 대해서 인정을 하는 바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470세대도 그렇게 편하게 살아온 세대는 아니었다. 70년대는 60년대 못지않게 힘든 시기였고 산업화의 덕을 보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였다. 80년대생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설득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몇 년 차이에 불과한 386세대와 470세대의 가장 큰 차이는 성인 이후의 주도기간이라 생각된다. 386세대가 이미 586으로 불리며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을 주도한 데 비해 470세대는 별다른 명칭도 없이 어린세대로 분류되어 사회 주도세력으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386세대들이 등장했던 30대를 이미 지나 4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말이다. 말하자면 386세대들이 고생한만큼 보답을 받고 있는 것에 비해 470세대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후에 586세대가 686세대로 불려지지 않길 바란다. 이제는 그 다음 세대인 470세대가 주류가 되고 지금부터 주류로 부상해야 할 시기이다. 470세대가 50대가 되어 주류가 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를 눈앞에 두게 된다. 마치 세종대왕의 아들이신 문종 임금이 30년 동안 왕세자를 하고 짧은 제위기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얼마전 70년 개띠가 49살이라고 하니 놀라는 어른들을 만난 적이 있다. 정치권에서도 지역에서도 70년대생은 아직 어리게 느끼는 모양이다. 본인들이 주도세력으로 등장했던 나이에 비하면 한참 많은데도 말이다.
 올해는 황금개띠의 해라고 한다. 70년 개띠를 필두로 앞으로 470세대들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해 본다.

공윤권 시민참여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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