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9일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다리 수술을 받아 거동이 불편한 남편 B(79)씨의 머리를 지팡이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아내(74)를 살인 혐의로 체포하여 조사 중에 있다고 10일 밝혔다. 

남편 B씨가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다가 음료병을 깨뜨려 아내와 다투다가 폭행이 발생했고 결국 살인으로까지 이어졌다. 한편 아내는 경찰에서 “남편이 평소 술을 많이 마시고 때리거나 괴롭혀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또 다투게 돼 화를 참지 못 했다”고 진술했다.

법구경에 의하면 人若致毁罵(인약치훼매) 役勝我不勝(역승아불승) 快樂從意者(쾌락종의자) 怨終得休息(원종득휴식)란 말씀이 있다. 이 말씀은 즉 ‘그가 나를 욕하고 상처를 입혔다. 나를 때리고 내 것을 빼앗았다. 이러한 생각을 마음에 품고 있지 않는다면 마침내 그 원한은 가라앉으리라’는 뜻이다.

미우나 고우나 일평생을 함께 해온 남편을 단지 음료병을 깨뜨렸다는 것을 이유로 다투다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나를 욕하고 상처를 입히고 그리고 나를 때리고 내 인생을 빼앗았다’는 원한이 분출하여 그만 살인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다.

만약 그 부인이 원한을 모두 내려놓고 마음속에 품고 있지 않았다면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도 가라앉았기에 결코 남편의 귀한 생명을 빼앗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성경에도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다.

이 역시 같은 맥락의 뜻이다. 상대에 대한 미움과 원한을 마음에 품고 있지 말자.

성관(한국불교문화진흥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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