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맛집 멋집]  ‘i am coffee’-5년 전 가격 그대로, 주머니 얇은 연인들의 천국

제법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 아스팔트 위를 뒹구는 색 바랜 플라타너스 낙엽을 밟으며 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어라! 저곳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면 좋겠네’ 하는 마음에 저절로 슬그머니 문을 들어서게 만드는 곳이 있다.

김해시청 밑에 상공회의소 정문 바로 건너편 사거리 코너에 붉은색 벽돌 담벼락에 ‘i am coff'(아이엠 커피)라고 하얀 색의 필기체로 휘갈겨 쓴 글자 간판이 짙은 자주 빛 차양 막 위에 잔뜩 거드름 피우듯 걸려있다. 그리고 그 글자 옆에 방금 아가씨가 들고 마셨을 것만 같은 ‘i am coff' 글자가 쓰여 진 빨간 커피 잔이 부끄러운 듯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사랑하는 연인들이 들어와야 하는 곳인데 얼떨결에 남자 혼자 들어왔다. 커피숍 안에는 아니나 다를까 연인들끼리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두 손을 꼭 마주 잡고 하염없이 입가에 미소를 물고들 있다.

여기 ‘i am coff'(아이엠 커피)는 무늬만 체인점이라고 이곳 커피숍의 김형주 사장이 은근슬쩍 밝혔다. 즉 간판만 체인점에서 받아다가 걸었고 판매하는 생강차, 대추차, 레몬티, 허브티(민트, 카마모일, 쟈스민), 고구마 라떼, 검정콩 라떼, 블루베리 라떼 들은 전부 국산으로 직접 생산지에다 제철에 맞춰 주문해서 받아다가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찻값이 3천원이다. 그리고 비싸봤자 3천 5백원에서 4천원이다. 도저히 체인점으로서는 받을 수 없는 가격이다.

게다가 김형주 사장이 “여기 가격은 5년 전 처음 개업할 때 가격 그대로에요”라고 한다. 지금은 물가가 그 때보다 많이 올라 가격을 올려볼까도 했지만 메뉴판의 가격도 전부 다 바꿔야 하는 게 번거롭고 귀찮아 그냥 그대로 두고 옛날 가격 그대로 받고 있단다. 그래서 단골 고객도 덩달아 세월이 오래 묵은 손님이 많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연인들에겐 천국과 같은 멋진 데이트장소다.

한편 커피숍 안 유리벽 앞에 줄 끊어진 첼로가 소임을 다했는지 고즈넉이 기대어 서있다. 그리고 그 주위를 나무 탁자가 호위하듯 자리 잡고 있다. 커피숍 입구는 마치 고풍스런 유럽의 어느 카페처럼 나무로 된 데크 위에 탁자와 의자가 열심히 연인을 향해 손짓하며 부르고 있다.
항상 화사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김형주 사장의 일일이 재료들을 사다가 열흘 정도 썰고 말리고 숙성시켜 손님에게 내 놓는 차를 맛보려면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에서 저녁 10시까지 공휴일 관계없이 무조건 찾아오면 된다. 그리고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임을 잊지 말자.

주소는 경남 김해시 부원동 622-2번지이다. 연락처는 055-312-196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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