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주촌에 축산물 종합유통센터를 건립 중인 부경양돈농협과 기존 축산물도매시장 상인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부경양돈농협이 김해시 주촌면 내삼리의 현 ‘부경축산물 주촌 도매시장’ 양 옆에 정부의 지원을 받아 통합 도축장 시설인 ‘부경양돈 축산물 종합유통센타’를 건립중에 있다.

문제는 기존 주촌 도매시장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경축산물 도매시장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금주, 이하 비상대책위)는 지난 22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책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이날 비상대책위는 “부경양돈조합이 기존 상인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이 사업을 진행했으며, 건축공사가 시작되어서야 그 내용을 알았다”면서 “지난 22년간 축산물도매시장을 일구어 온 기존 상인들은 다 죽어라는 말입니까”라면서 성토했다.

비상대책위에 의하면 22년전 기존 상인들이 현 도축장 도매시장에 왔을 때는 두메산골 골짜기에 보이는 건 논두렁, 밭두렁뿐인 허허벌판이었다. 이런 곳을 상인들의 노력으로 김해시의 명물 중에 한 곳인 주촌 축산물 도매시장으로 자리 잡게 됐다.

비상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김해시, 부경양돈조합이 이 거대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22년간 이 명물시장을 키워 온 도매시장 상인들을 철저힌 배제했다”면서 “20년전 건립돼 도매시장 상가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기존 도매시장 상권이 무너질 것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김해시가 어떻게 기존의 소상공인들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1600억원이라는 돈을 저리로 융자해 주어 이러한 사업을 시행한다는 말입니까”라면서 “구도심 재생이니 소상공인 육성대책이니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면서 현실은 아무런 대책없이 기존 도매시장 200여개 상가 상인들은 고사되어 죽으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는 지금이라도 대책마련을 촉구하면서 정부와 김해시, 부경양돈농협에 상생발전할 대책방안, 기존 도매시장을 아울러 주촌 축산물 특화지구로 지정, 기존 도매시장의 현대화사업에 대한 지원책, 유통센터 건축공사로 인한 영업피해에 대한 대책, 이런 내용을 협의할 김해시·시의원·부경양돈농협·계룡건설·비상대책위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이영철 시의원은 “기존 도매시장의 현대화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부경양돈농협은 축산물 처리가공의 분업방안을 제시해 상생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경양돈농협에서 건축하는 이곳은 기존 도매시장 바로 옆에 연면적 약 3만평 부지에 2만3천평 3층 건물을 지어 통합도축장, 육가공공장, 폐수처리장, 자동화시설 등의 현대화시설을 갖추고 하루에 돼지 4,500두, 소 700두를 도축해 처리할 종합유통센터이다.

이곳은 단순히 양대 공판장을 통합하는 기능이 아니라,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최첨단 물류기능으로 기존의 도축·유통기능 외에 분뇨·형액·지방 등의 축산물 전처리 과정을 모두 수행함은 물론 산지유통과 소비자유통을 모두 포함하는 신개념의 시장이다.

한편 기존 도매상인들은 지난 17일 종합유통센터 건축공사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경축산물 주촌 도매시장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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