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4시5분 경기도 동두천에서 만화가를 꿈꾸던 중학교 2학년 A군(14)이 진로 문제로 고민하다가 결국 일기장에 "내 꿈이 좌절됐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하여 목숨을 끊었다. 이에 경찰은 ‘자살원인이 학력폭행이나 평소의 우울증에 의한 자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사춘기의 중학생이 진로 문제로 고민과 갈등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꿈이 좌절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스스로 비관하여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편 우울증 치료는 물론 진단도 받은 적이 없는 아직 어린 중학생이 이렇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동두천의 한 아파트 1층 외부 바닥에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많은 고뇌와 번민으로 자신의 심경을 이달 초부터 숨지기 전까지 유서를 일기형식으로 남겨 놓았다.  그 학생은 유서에 ‘아빠 미안해, 나 없이도 잘 살아야 한다. 엄마랑 싸우지 말고, 사랑해’라는 글과  ‘엄마가 평소 나에게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아빠랑 행복하게 잘 살아야 된다. 사랑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또 누나한테는 “누나도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공부 잘하고 사랑해”라고 글을 남겼다. 아버지는 황망하게 떠나간 죽은 아들을 끌어안고 1시간동안 대성통곡을 했다. 이렇게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여 세상을 훌쩍 떠나가 버린 초중고 학생이 최근 5년간 581명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왔다.

청소년기는 성인기로 전환되는 과정이라 유독 정서적으로 힘들고 예민하다. 더구나 이때부터 사회 속에서 하나의 주체적인 인간으로서의 ‘자립’이란 문제가 대두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신체의 발달과 성장에 비해 정신적 발달이 늦어 발생하는 고립감과 단절감은 결국 자신과 부모와의 갈등을 빚게 된다,  이때 이러한 것을 잘 헤쳐 나가지 못하면 청소년 우울증이 오게 된다. 아니면 폭력적 성향을 나타내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나 친구들 또는 주위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고 많은 칭찬을 해 준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거나 해결할 방법이 나온다. 

대부분의 청소년 자살은 순간적인 충동에 기인한다. 성인의 자살은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징후들을 미리 내보이기 때문에 금방 알아차릴 수가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성인처럼 우전혀 어떠한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등지고 만다. 그래서 자살하기 직전까지 그냥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지내다

한 순간에 황당한 죽음의 비보를 듣게 된다. 이처럼 청소년 자살은 아주 작고 그야말로 사소한 것이 계기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성인들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학대나 폭력 또는 집단 따돌림과 놀림에 의해 자살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청소년들은 거의 친했던 친구와의 우연한 일로 인한 말다툼이나 싸움, 또는 부모님의 꾸중이나 잔소리, 아니면 자신의 경쟁자로 생각하던 친구와의 벌어진 성적격차 등 정말 아주 사소한 것에 큰 실망감과 절망감을 느낀다. 그런데 정말로 청소년들은 죽고자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냥 이렇게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미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극단적인 마음의 표현은 죽음을 불러오고 마는 가슴 아픈 결과로 이어진다.

미국의 위대한 사상가 애머슨은 ‘삶이 마음과 같지 않다고 해서 죽음을 원치 말라, 이 무거운 짐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는 일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아직 젊고 어린 청소년들은 자살로 자신의 삶을 정리하려하지 말자. 세상에 태어난 것은 신이 세상에서 이루어야 할 특별한 사명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의 사명을 완수하려는 마음을 갖자. 그것은 바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현재의 고통과 번뇌를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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