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활천논에 온 손님들(1930년)

이광희 김해시의원이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김해지역 사회운동가들의 유족으로부터 확보한 김해 옛 사진 수십 점을 시사편찬위원회에 기증했다.

이 사진들은 김해지역에서 거의 발굴되지 않은 미공개 희귀 자료로서 그 가치가 높다. 기증 사진은 총 54점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김해의 옛 모습을 담고 있다. 김해군청과 읍면직원 관련 사진 13점을 비롯하여 김해지역 민족운동을 전개했던 최원호, 최여봉 등의 인물 사진 7점, 동광·합성학교 사진 7점, 김해농고 실습 관련 사진 5점 등이 있다.

또한 1929년 환산 이윤재 선생 한글강좌 기념사진, 활천들에서 찍은 경남지역 군청 직원들, 일본인 대지주 하자마 후사타로 대동농장, 해방 후 군민대회와 반공연맹 결성, 그리고 1960년 민주당 주도 4·19 시위 광경 등의 사진도 포함되어 있다.

이광희 시의원이 허성곤 시장에게 희귀사진을 전달했다.

사진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동아일보 김해지국이 주최한 1929년 9월 7일 한글강좌 기념사진이다. 강습회 후 동아일보 김해지국 주최측 인사들과 학생, 강사 등 70여 명이 수로왕 무덤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였다.

이 한글 강좌에 환산 이윤재 선생이 참석하였는데 김해 ‘한글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뒷줄 가운데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동아일보 김해지국장 배종철) 왼쪽에 양복 차림으로 안경을 낀 이가 이윤재 선생이다.

민주당 김해갑구 시위 모습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에 촬영한 김해군청 직원 사진의 변화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일제말기 군청 출입구 주변에 걸려있는 일장기와 ‘총동원’, ‘진충보국’, ‘내선일체’ 등의 선전 문구, 제복을 착용한 직원들의 단체 사진에서 군국주의 통치의 잔영을 볼 수 있다. 반면에 해방 후 성조기가 걸린 군청과 사복을 입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시대분위기가 엿보인다.

지금과는 다른 낯선 김해의 옛 모습도 사진 속에서 목격된다. 1930년대 초반에 동광초등학교 뒤 분성산 중턱에는 철탑이 지나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농촌 풍경도 볼 수 있다. 농업 선진지역으로 소문난 김해 활천들에 경남지역 군청 축산계 주임들이 견학 와서 멀리 신어산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분성산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집들과 그 앞에 펼쳐진 가을걷이 뒤 들녘 풍경이 고즈넉하면서도 황량한 분위기의 시골 마을 모습이다. 이곳은 현재 어방동 청석마을 월드나이트 부근으로 추정된다.

신익희 장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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