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남명문학상 전체 대상

조선의
조선의

어느 땅에서든 풀과 나무는
하나의 태양으로 두근두근 꽃을 피웁니다

불면의 횃대 너머, 없어도 존재하는 과거 속
현실보다 가깝게 남명의 후광이 빛납니다

한 뿌리로 이어지는 선인의 발자취를 따라
옥고의 가르침을 받는 시간입니다

사치스러운 몰락을 경계하며
가슴속에서 울리는 성성자惺惺子

새는 날면서 흔적을 버리고
사람은 살면서 자취를 남기고자 하나
영혼에 새긴 뜻은 자신과 이웃을 지킬 힘이 있다, 고 하신
선생의 말씀이 오래된 무지를 깨웁니다

비워도 남아 있는 욕망의 혀끝이 아려오면
자유는 소유가 아니라 허용이라는 것에, 귀가 밝아질 때까지
마음의 격랑을 잠재우며 독선을 삼켰습니다

우리에게 슬픔이 한발 빠르게 다가오듯
기쁨은 향기보다 앞서 날아가
한 생애 간이역에서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시간이 성스럽습니다

발화하는 꽃의 휘호揮毫처럼
해 뜨는 방향으로 새날이 열리고
푸른 하늘 사무치게 대숲을 흔들며 새들이 날아오릅니다

모음이 자음을 앞서지 않는 자모의 순리처럼
후대를 비추는 당신의 훈교訓敎는 언제나 새 빛으로 떠오릅니다


*성성자 : 남명 조식 선생님이 지니고 다닌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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