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800여 마리 집단폐사

 

지난 1월 해반천의 물고기가 독성물질에 중독돼 죽은 채로 물 위로 떠올라 있는 모습. 사진제공/김해시

지난달 24일 800여 마리 집단폐사
 시, 수사의뢰·특별단속 등 강화

 
 김해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인 해반천에서 최근 독성 물질인 '시안'이 뿌려져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시안은 청산가리로 불리는 시안화칼륨의 주성분으로 군사용 독가스로 쓰일 정도로 유독성이 강하다.

 지난 17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해반천 하류인 연지공원∼신세계 백화점 인근 약 2.5㎞ 구간에서 물고기 800여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해반천에서 유독 물질에 의해 수 천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채 떠오른 뒤 불과 1달 만에 같은 일이 또 발생해 인근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폐사한 물고기 대부분이 치어 수준의 작은 물고기였으나 이번에는 배스, 블루길 등 대형 어류 위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독물질인 '시안'이 폐사 원인으로 확인됐다.

 김해시가 해반천 시료를 채취해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수질 조사를 의뢰한 결과 해반천 중·하류인 구지초 구간에선 0.12㎎/ℓ, 경원교 구간 0.96㎎/ℓ, 봉황교 구간 0.64㎎/ℓ의 시안이 검출됐다. 물고기 폐사체에서는 고독성 살충제 성분인 '메토밀'도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김해시에 따르면 시안의 경우 미량이더라도 자연하천에서 검출되기 힘든 유해물질이다. 메토밀 성분 또한 자연 상태의 물고기에서 검출되면 안되는 물질이다.

 시는 누군가 고의로 유독물질을 하천에 살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최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하천 감시원 순찰 활동 강화, 물고기 방생 자제 요청, 신고 펼침막 설치, 출입로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처에 나섰다.

 특히 시안 성분은 금속 열처리 등 용접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는 해반천 인근에서 천막이나 간판 등을 제작하는 업체 28곳을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그밖에도 시는 해반천 전역을 중점 감시 지역으로 설정하고 내달 말까지 2주에 한 차례씩 시료를 채취해 수질 상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물고기가 대량 폐사했을 당시에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아직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해반천 주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해반천 주요 지점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수질 상태 확인을 위한 시료 채취 및 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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