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암 시인

반룡산


용이 턱 괴고 누워
젊은 장손처럼 반룡산

넓은 잔등은 팔월 한가위
친정 부모님 딸이 부여잡는
만날재 눈물 범벅이어도 좋다
 
그 아버지 늙어 학생이 되고
그 딸은 말단 구품 유인 되어
달빛 아래 무시로 출입해도 좋다
 
사나 죽으나 치대고 까불고
한 세상 질펀하게 놀아야만
비로소 용 되는 것
 
삼 년 가뭄에 단비 주는
애틋함 얻어야 승천도 한다
장유(長有)라서 그런 것이다.


정보암 시인

약력
『창조문학』 등단
시집 『사계』, 『오후 네 시, 새 출발 준비할 시간』
김해문인협회장

 

양민주 시인
반룡산은 김해 장유 시내 중심부에 있다. 용이 턱 괴고 누운 모습이라서 반룡산 이라 불리지 않았나 싶다. 그 옛날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만날재에서 만나 부둥켜안고 운 전설이 있다. 죽어서 자유로운 영혼들이 살아서 자주 만나지 못한 회포를 푸는 것이다. '사나 죽으나 치대고 까불고/ 한 세상 질펀하게 놀아야만/ 비로소 용 되는 것' 이것이 인생살이다. 인생살이에서 때로는 안타깝고 애가 타는 만남이 있어야 승천도 한다. 장유(長有)라서, 늙음이 있어서 그렇다. 젊음에서 늙음으로 가는 장유는 우주의 질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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