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허균 편집국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기 김해시협의회(이하 김해시협의회)가 내홍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19기 김해시협의회장 H씨가 임원진과의 마찰로 회장직을 내팽개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19기 회장의 임기는 지난 9월 1일부터 2021년 8월 31일까지 2년간이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임기를 2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구두로 사임 의사를 밝힌 회장 A씨는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H씨는 지금까지 사임서를 내지 않고 있으며 김해시협의회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H회장의 사임이유를 알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 물론 기관의 단체장을 맡은 인사가 사임하는 경우는 많다.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직을 이어갈 수도 없게 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이유로 사임하는 경우도 있다. 김해시협의회 19기 회장 사임의 건은 취재를 계속할수록 '김해시협의회 내부가 갈등으로 곪을 대로 곪았구나'하는 생각만 들었다.
취재 자체도 쉽지 않았다. 김해시협의회는 '알려고도 하지 말라. 아무 일 없다. 걱정하지말라'며 취재 자체를 거부했다. 사임 의사를 밝힌 H회장은 "할 말이 없다. 구두로만 사임 의사를 밝혔고 조만간 사임서를 제출할 것"이라고만 했다.
사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부회장 A씨는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느냐? (H회장의 사임이유는) 내 전화번호를 기자에게 알려준 이에게 물어보라"며 짜증을 냈고, H회장은 "말할 수 없다. 내가 사임하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면 김해시협의회 임원진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회장과 직무대행 모두 '내부 사정을 왜 밖에서 알게 해 망신을 주느냐'는 같은 의견으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말만 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헌법기관으로 국민의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여망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에 범국민적 통일 기구로 설립됐다.

이같이 원대한 포부로 설립된 만큼, 의장은 대통령이고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된 수석 부의장이 실제로 이끄는 조직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다.
지난 9월 참여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내고 한반도 정세에 밝아 '한반도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정세현 씨가 수석 부의장을 맡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기 김해시협의회는 지역 인사 80명으로 구성돼 있다. 직능대표로 8명 도의원과 23명 시의원 중 위원이 되기를 미 희망한 정치인을 제외한 23명과 김해시장이 추천한 17명, 갑과 을 지역 국회의원이 추천한 10명, 정당 추천과 국민공모, 연임 등의 이유를 가진 30명이 김해지역 자문 위원이다.

이들 80명 모두 지역의 유지로, 내년에 치러질 국회의원 총선거 등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를 앞두고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돈만 있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민주평통 자문 위원으로 선정됐다는 건 지역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인사가 됐다는 의미다.

지역의 유명 인사들로 구성된, 시민에게 선망의 대상인 김해시협의회가 티격태격하며 분쟁만 일으켜서야 되겠는가. 지역의 유지이자, 어른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9기 김해시협의회가 늦었지만 제발 어른값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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