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번 산 고양이

100만 번 산 고양이 / 사노 요코 글 · 그림,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30p / 1만 1천원
추천 / 이하나 화정글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삶을 살아간다는 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행복, 건강, 돈, 가족 무엇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태어났으니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책엔 100만 번 죽고 다시 태어난 고양이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양이로서 100만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나지만,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던 고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누군가의 고양이가 아닌 도둑고양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이 고양이는 처음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사랑하는 암컷 고양이가 죽자 그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양이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나 자신의 모습으로 나답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마저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었을 때 이 고양이는 완전히 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읽을 때마다 형언할 수 없는 깊은 여운을 느낍니다.
 고양이가 백만 번을 죽어서 깨달은 가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답은 여러분 마음속에 있습니다.
 독자들께 따뜻한 감정과 가슴속에 먹먹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해 주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추천합니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100만 번을 살다니. 사노 요코는 어쩌면 그런 고양이를 정말 만났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로 손꼽힌다. 독특한 발상을 토대로 깊은 심리를 잘 묘사한 그의 작품은 어린아이가 보는 그림책을 넘어 삶의 철학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일본에서 무사시노 미술 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해 베를린 조형 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유머가 가득한 그림과 리듬 있는 글이 조화를 이루는 그의 그림동화는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감동시킨다. 그림책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장르라는 사실을 그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죽고, 다시 태어나고, 그렇게 삶이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건 어떤 상황일까. 혹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오라는 조물주의 미션은 아닐까. 100만 번이나 산 고양이는 그 많은 삶 속에서 사랑이라는 의미를 마침내 찾아낸다. 그림책 주인공은 고양이지만, 책을 보는 동안 독자들은 어느새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백만 번이나 태어나고 백만 번이나 죽는 동안 고양이는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백만 한 번째의 생에서는 주인 없는 도둑고양이로 태어난다.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이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고양이는 흰 고양이를 만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흰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들을 자기보다 더 사랑하며 사랑을 주는 기쁨과 행복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앞으로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양이의 눈동자를 보면서 이 고양이는 몇 번을 사는 것일까 궁금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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