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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줄다리기의 사례전경배 인제대 초빙교수
전경배 인제대 초빙교수.

 이 놀이의 줄 모양은 용(龍)을 연상시키는바, 줄다리기를 하여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도 용을 제작하고 이를 당기는 행사를 펼침으로써 용신(龍神)이 감동하여 물을 풍부하게 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데에서 온 것이다.
 
 동서 양편은 각각 남성과 여성으로 상징되며, 여성인 서부가 이겨야 농사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줄다리기 자체는 물론, 양편의 줄 고리에 비녀목을 박는 일 따위를 모두 성행위에 비기는 것도 모두 생산성과 관련이 깊다고 믿는 때문이며,해마다 3 ? 1절을 기념하기 위한 3·1문화행사의 한가지로 벌여온다.

 영산줄다리기는 2015년 12월 2일 유네스코 제10차 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기타 줄다리기 5건(기지시줄다리기, 삼척기줄다리기, 남해선구줄끗기, 감내게줄당기기, 의령큰줄땡기기) 및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줄다리기 종목 등과 더불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 당진기지시 줄다리기

 1) 유래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받은 당진의 기지시줄다리기는 현지에서 '틀무시(틀모시)' 또는 '틀못'이라고 부른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은 풍수상으로 보아 옥녀가 베 짜는 형국이어서 베를 마전(피륙을 바램)하는 시늉으로 줄다리기가 생겼다고 하기도 하고, 또 기지시리의 지형이 지네형이어서 지네모양의 큰 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했다는 설도 있다. 기지시리의 당산제는 매년 음력 정월에 마을 동편에 있는 국수봉(國守峰)의 국수당에서 행해지나, 줄다리기는 윤년의 음력 3월 초에만 행해진다. 따라서 줄다리기를 하는 해에는 3월에 당제를 지내고, 이어서 줄다리기 행사로 들어간다.

 2) 구성

  합덕에서 기지시리를 거쳐 당진 · 서산으로 가는 국도를 경계로 해서, 국도의 남쪽은 물 위, 즉 수상(水上)이라 하고, 북쪽은 물 아래, 즉 수하(水下)라고 부르는데, 수하인 송악면 일부와 송산면 · 우강면 · 용대면 · 석문면과 당진 일부, 신평면 일부 마을과, 수상인 송악면 일부와 순성면·면천면과 합덕 일부, 당진 일부 마을이 서로 대결한다. 참가인원에는 제한이 없고, 거주자는 남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므로, 한쪽이 많을 수도 있다. 줄이 길기 때문에 긴 국도에서 만든다. 먼저 동아줄을 만들고 다시 세 개로 한 줄을 만드는데, 큰 줄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 수 없어서 줄 꼬는 틀을 이용한다. 다 만든 원줄은 사람이 올라앉아 양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지름이 1m쯤 된다. 원줄의 작은 것은 아홉 가닥, 큰 것은 열다섯 가닥이고, 중줄은 열두 가닥이고, 길이는 50∼60m쯤 된다.
 
 원줄은 본부에서 만드나, 곁줄은 각 마을에서 제각기 만들어 와서 단다. 수하인 물 아래가 암줄이고 수상인 물 위가 수줄이 되는데, 암·수 두 줄을 연결시키면 원줄이 100m가 넘고, 곁줄은 원줄보다 길기 때문에 줄의 전체길이는 150m가 훨씬 넘는다. 줄다리기가 시작되면 양편 주민들은 농악을 울려 기세를 올리며 줄 옆에 모여선다.

 3) 준비 및 특색
 

 중앙선에 기지시의 '두레농기'를 꽂고 좌우에 수상의 청기(靑旗), 수하의 황기(黃旗)가 선다. 양편은 대장이 지휘하는데, 심판의 신호에 따라 첫번째 신호에 줄을 잡고, 두번째 신호에 줄을 들어 끌어간 쪽이 이긴다. 수하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하는데, 북쪽의 수하편이 매년 승리한다. 지형은 북쪽이 약간 낮아서 수상이 불리하게 되어 있으나, 수하가 이겨야 풍년이 들기 때문에 져도 불평은 없다.
 자기편이 꼭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을 초월하여 다만 풍년이 들기를 염원하는 농경의식의 하나로 행하여지는 민속놀이이다. 줄다리기가 끝난 뒤 줄은 이긴 쪽 차지가 되는데, 승부가 나는 순간 사람들이 다투어 줄을 끊어간다. 특히, 암줄과 수줄을 연결시켜 비녀목을 꽂은 부분의 줄은 불임증과 요통에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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