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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다시 나타난 '괴문서'허균 편집국장
허균 편집국장.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160여 일 앞두고 김해지역에 '괴문서'가 나도는 등 선거 분위기가 혼탁해지고 있다. 괴문서의 제목은 ''21대 총선 캠프 자유한국당 김해갑 직능직 조직도'다. 이 문서에 등장하는 인물은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김해갑 선거구에 출마가 유력시되는 홍태용 당협위원장과 오성석 사무국장 등 64명이다. 이 괴문서에는 최근 자유한국당 갑 당협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이직한 오 국장과 함께 일했던 공무원 퇴직자 몇 명이 포함돼 내년 총선을 위해 자유한국당에서 작성한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오류가 발견되고 있어 자유한국당 차원에서 작성된 것 같지는 않다. 이 괴문서에 이름이 오른 이들 중  자유한국당 당원으로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김해갑 후보를 위해 일할 사람도 있겠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의 이름도 여러 명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름도 이 괴문서상 상당히 윗자리인 홍보마케팅위원장직에 떡하니 올라 있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필자가 괴문서를 확인하기 이전 지인들로부터 '자유한국당 김해갑 캠프 조직도에 네 이름이 있더라. 어떻게 된 일인가?', '기자 생활을 관두는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었다. 그때까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좁은 지역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겪는 일이기도 하고 해서 들을 가치도, 답변할 가치도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으로 이 괴문서를 직접 확인을 하니 생각이 달라졌다. 괴문서 명단에는 필자를 비롯, 자유한국당과 관련이 없는 이들이 너무 많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도 필자처럼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받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알 수 없는 동질감도 느껴졌다. 
 필자 같은 사람은 좀 덜할 수 있겠지만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기관장들 중 이 괴문서에 이름이 오른 이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이 괴문서에 이름을 올린 기관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펄쩍 뛰는 이가 한 둘이 아니었다. 민주당 비례대표와 지역구에서 당선된 김명희 의원도 이 괴문서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김 의원은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어떤 이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도대체 누가 이 괴문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우선, 이 문건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자유한국당 갑 당협위원회에 문의했다. 갑 당협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도 괴문서에 대해 알고 있다. 황당하다. 확실한 건 갑 당협위원회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다. 우리도 괴문서를 작성한 이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갑 당협위원회는 자기들이 운영하는 밴드 등에 '주요 사항 긴급공지'라는 내용을 공표하고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2010년 초 김해시장 선거를 앞두고도 '괴문서'가 나돌았다. 당시 괴문서에는 현역 시장이면서도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던 김종간 시장 측근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비위 문제가 거론됐었다. 물론 확인된 사실은 아니었다. 그냥 김 시장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만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개인 SNS 등을 통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괴문서가 시사하는 건 내년 총선의 분위기가 벌써부터 혼탁해졌고, 앞으로 더 흐려질 수도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아 괴문서의 작성자를 색출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이 글로 인해 괴문서 때문에 고통받는 이가 없었으면 한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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