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자 시의원

하성자 시의원.

 경로효친 문화는 동서고금 인륜의 도리로써 가치를 지닌다. 가정과 마을에서 대를 이어 전승해온 경로효친 의식과 실천양상은 우리나라가 지닌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근래 핵가족화와 직장의 다변화, 그에 따른 주거의 변화로 인해 일가 집단거주 형태가 붕괴되다 보니 경로효친 양상이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시나브로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국가적 차원의 노인복지정책으로 더 세밀하고 커다란 울타리로 확대된 추세이다. 지역사회단체 등에서 물심양면 실천하는 경로봉사활동 또한 '가정' 중심의 경로효친문화를 '사회'로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고 본다. 또한 노인들은 '경로회'를 조직해 노인권리 수호와 노인의 사회적 기여를 권장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해 최초의 경로회는 1957년에 발족한 '성포마을경로회'이다.

 성포마을 경로회는 1957년 12월(정유 12월) '이작경로회'란 이름으로 시작됐으며, 매년 곡우 날마다 빠짐없이 열어왔다고 한다. 경로회 규약이라 할 '경로회안(敬老會案)'과 경로회의 때마다 꼼꼼히 기록해 온 문서는 향토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9월 3일부터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 특별전시 중이다. '경로회안'을 비롯한 관련 기록물은 '성포마을 경로회'의 역사성을 증명해 준다.

 '성포마을 곡우제'는 김해시 생림면 성포마을에서 매년 경로회가 열리는 날에 맞춰 한 번도 빠짐없이 열어 온 효도잔치이다. 경로회 날에 맞춰 63년 동안 지속해온 '성포마을 효도잔치'는 경로효친 역사로써 가치를 지닌다. 김해시 관내 각 동이나 지역사회단체에서 매년 5월에 개최하는 '어르신 효도잔치'는 규모가 크고 많은 어르신들이 참석하는 큰 잔치지만 생림면 성포마을에서 열리는 곡우 날 경로잔치는 마을 단위의 소박한 잔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역사성에 비중을 두어 본다.  

 성포마을 1957년 첫 효도잔치는 출향한 어느 분의 희사와 인근 마을의 물품 등을 도움 받아 열렸고, 이후 두, 세 명의 희사로 열리다가 최근에는 마을 기금과 희사금과 기증물품으로 열어온다고 한다. 여타 경로잔치에 비해 소박하지만 이 경로잔치는 김해 최초의 경로회인 '성포마을 경로회'라는 가치와 함께 현재 성포마을은 거주민이 많은 마을형태를 지니고 있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경로회안' 등 기록문서가 존재한다는 점, 한 해도 빠짐없이 효도잔치를 열어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는 점은 향토문화재로써 유ㆍ무형적 요소를 충족시킨다고 본다. 

 경로효친문화는 핵가족 시대에서 나아가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점에 '가족'과 '이웃'을 끈끈하게 해 주는 매체로써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본다. 효행문화가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면 도시정서가 순화되고 유ㆍ청소년들이 훌륭한 인성을 체득하도록 해 줄 것이다. 따라서 우리 시 차원에서 성포마을 곡우제를 콘텐츠 화 할 필요성이 있다. 

 가칭 '성포마을 곡우제 효행문화 체험 행사' 등 프로그램을 효도잔치와 병행해 실시한다면 시민 다수에게 체험기회 제공 및 교육, 효행문화 확산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63년 전 제 1회 이작경로회 및 성포마을 효도잔치 원형복원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1957년 당시를 기억하는 어르신이 생존해 계신 만큼 자문을 받을 수 있고, 현존하는 자료 등을 참고로 당시 모습을 재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성포마을 경로회 날 효도잔치는 지금까지 잘 전승된 경로효친문화로써 드문 사례이지만 마을주민 고령화로 인해 향후 이 소중한 효행문화가 위축되거나 소멸될 소지가 있겠다는 우려를 하게 된다. 시민이 함께 관심을 기울여 우리 김해의 소중한 미풍양속인 '성포마을 곡우날 효도잔치'의 가치에 대해 인식을 재고하고 경로효친문화 계승, 확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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