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빨간 아이

 

볼 빨간 아이 / 에마뉘엘 트레데즈 지음, 아망딘 피우 그림 / 빨간콩 / 32p / 1만 3천 원
추천 / 김상미 지방사서서기

 △사서의 추천이유
 별것도 아닌 일에 사람들은 스멀스멀 화가 납니다. 우리는 화가 나면 참으라고만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한번 화가 나면 참지 못하지요. 이 책은 화를 참으라고 하기 보단, 마음껏 화를 내고 화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책입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강낭콩 하나로 인해, 가재처럼 볼이 빨개지고 불도저가 되기도 하고 레이저까지! 다양하게 화가 표현되는 걸 보면서, 나도 화가 나면 어떻게 보일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가 나면 ‘나도 그랬었는데…’ 하고 공감도 하고, 아이가 화를 내면 ‘화내면 안 된다’고 다그치기보다는, ‘이런 마음이었겠구나…’하고 다독여주어야겠다고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이의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중요한 건 그 화를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는 것이다. 성격상 화를 참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한다면 큰 일로 번지기도 한다. 화를 참는 것도 쉽지 않다. 자기 마음을 쉽게 다스릴 수 있을 만큼 수양이 잘 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화를 참아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를 무슨 진리처럼 생각하고 속으로만 삭히고 꾹꾹 참다가 마음의 병만 깊어가는 사람도 있다. 내 마음도 편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화도 가라앉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생 그 방법을 찾는 게 인간의 삶에 주어진 미션일지도 모른다. 어른들에게도 이렇게 어려운데 아이들에게 화내면 안 된다는 말부터 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닐 것이다. 가장 먼저 아이가 왜 화를 내는지부터 알아보는 게 순서이다.

 이 그림책 속 아이의 감정은 초록과 빨강으로 표현된다. 감정상태가 평화로울 때는 초록이었다가 화가 나면 볼이 점점 발갛게 달아오른다. 마음속에 화가 가득 찼을 때 아이의 심리가 어떻게 변해가는 지 보인다. 아이의 감정을 표현한 그림은 다양하다.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가재, 콧물을 질질 흘리는 마녀,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나며 변하는 돼지코, 그리고 있는 힘껏 돌진하는 불도저까지 등장한다. 아이는 화가 나 있겠지만, 그 그림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부터 먼저 든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저럴까 싶어 빨리 달래주고 싶다. 무슨 일 때문에 화가 났는지 물어보고, 다정하게 안아줘야 할 것 같다. 아이의 화를 들여다보면 자신이 화가 났을 때의 순간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스스로도 평화롭지만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한다. 아이가 그런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억지로 화를 참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껏 표현해야 마음의 응어리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화가 났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보기에 좋은 책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바라보면 아이도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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