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도의원

신상훈 도의원.

 올해는 3·1만세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해다.

 국가기념일이 된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에 1천400번째 수요집회가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일본과 총성 없는 무역전쟁 속에서 2019년의 8월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3년 2월 8일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입구에서 제지당하다 일본 경찰들에 의해 강제로 버스에 실려 나왔다. 야스쿠니 신사참배 반대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침묵시위를 하러 나선 대학생 16명 앞을 가로막은 것은 1천명의 일본 경찰이었다. 장시간 대립 끝에 우리는 도리이(신사 입구) 앞까지 가는 데 성공했고, 준비했던 손피켓을 들자, 일본 경찰들이 달려들었다. 손피켓은 빼앗겼고 넘어지고 깔리며 다친 사람도 속출했다.

 일본 그토록 막고 싶어 했던 손피켓에 적힌 문구,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일본의 우익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피부로 알게 되었다.
 
 그들은 평화를 원한다는 작은 손피켓 조차 자신들을 겨누는 무기로 느끼고 있었다. 아베를 비롯한 일본의 우익 정치집단은 그들이 말하는 정상국가로 가기 위해 과거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경술국치(국권침탈)에 대해서 전쟁이 아닌 조약으로 이뤄진 합법한 식민 지배라 주장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어떠한 사과도 받은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전쟁범죄의 증거와 증인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부정하고 싶은 존재다. 2013년, 인제대학교에서 처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을 때 58명의 할머니께서 생존해 계셨다. 그리고 지금은 단 20명의 할머니만 생존해있다.

 일본이 기다리는 것은 유일한 증거와 증인인 할머니들이 세상에서 떠나는 것, 바로 이 잔인한 카운트다운이다.

 늘 강직한 모습으로 수요집회를 지켰던 고 김복동 할머니. 얼마 전, 영화 ‘김복동’이 개봉했다. 그녀의 삶을 차분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해에서도 자발적으로 모인 한 청소년 모임에서 영화 단체관람을 28일 진행한다. 기억을 넘어 직접 행동하기 위함이다.
 
 28년 전, ‘내가 증거다’며 세상에 소리쳤던 고 김학순 할머니.
 그리고 '200살까지 살아서 세상에 알리겠다'는 이용수 할머니.

 일본이 기다리는 잔인한 카운트다운 앞에서, 이제 우리가 일본에 소리쳐야 할 때다.
 
 #우리가_증인이다 #앞으로100년_우리가_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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