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게 친절한 철학

미치게 친절한 철학/ 안상헌 지음 / 행성B / 532p / 2만 2천 원

 

추천 / 안현균 장유도서관 사

△사서의 추천이유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순간 철학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관심에서 철학(사)책을 한 권 정도 읽어보지만 고대그리스철학을 넘어서기도 전에 책을 덮는다. 마치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수학의 정석」이 집합과 명제 단원 이후로는 새 책인 것과 같이.
 
 이 글을 쓰는 본인 또한 마찬가지여서 서가에 몇 권의 철학사 책을 전시(?)해 두었다. 그리고 또 마찬가지로 밀레토스학파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넘어서는 아직 새 책이다.

 아마 위의 ‘많은 사람들’과 ‘본인’ 모두 용어 및 개념의 낯섦과 난해함으로 인해 관심을 지속하지 못한 것이리라. 하지만 며칠 전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은 지금까지의 책과는 달랐다. ‘맥락과 가독성’에 올인한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들과 예시로 어려운 철학을 쉽게 설명해주었다. 

 무더운 여름 굳이 철학책을 읽어야 할 당위성에 대해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안 그래도 무더운 여름에 짜증내지 않으며 읽을 수 있는 철학책을 찾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더운 여름날에 무슨 철학이냐 싶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쉬운 철학이라면 그야말로 독서삼매경에 빠져 더위는 잊어버릴 수도 있겠다 싶다.
 
 학창시절 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을 ‘수포자’, 철학을 포기한 사람은 ‘철포자’이다. 철학책을 제대로 끝까지 읽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단어로 가득한 철학책을 보면, 무슨 말인지 몰라 책장을 덮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철학이야말로 인류가 가장 천착해 온 가장 오래된 ‘공부’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역사에서 공부를 시작한 학자들은 대부분 철학자이다. ‘세상과 나’를 알고자 하고, 진리를 탐구하는 철학은 모든 ‘공부(앎)’의 시작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를 과학이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우리가 철학을 알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안상헌 씨는 삶의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자다. 오랜 시간 강연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왜 철학을 어려워하고 멀리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에게 철학을 쉽게 설명했던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철학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도전하지만 대부분 고대 그리스 철학자 몇 사람을 살피다가 그만두곤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는 철학이 너무 추상적이고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철학의 맥락을 잡지 못해서 공부의 재미를 놓쳐 버렸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이런 분들을 자주 만났고 심지어 저 자신도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입니다.”

 이 책은 고대철학부터 현대철학까지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게 조곤조곤 자상하게 안내해 준다. 철포자를 비롯해 청소년, 일반인 모두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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