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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안보의 붕괴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전폭기를 동원해 6시간 50분간 우리 동해와 독도를 유린한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훈련은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었다. 6·25전쟁 이후 양국이 동시에 동해 상공에서 비행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고, 외국 군용기(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도 처음이다. 우리의 경고에도 러·중은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며 '훈련'을 가장한 무력시위를 이어갈 방침임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번 일은 대한민국 안보의 심각한 위기가 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사건이다. 경제는 힘들어지면 정책을 바꾸어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국민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며 다시는 회복조차 할 수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번 일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만 비난하는 일차원적 반응을 하기 전에 그 보다 근본적인 몇 가지의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 대해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일본과의 굳건한 동맹 또는 준동맹에 힘입어 지금까지 안정적인 국가발전을 해올 수 있었고, 이 한미일 세 나라를 이어주는 끈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체제의 공유였다. 그러나 이 정부 출범 후 2년 만에 일본과는 거의 적국이 되다시피하였고 미국과의 동맹도 위태위태하다는 것도 누구나 인식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 정부를 이끄는 주역들은 스스로 우리의 가장 큰 우방국인 미국과 일본을 차버렸지만 그들이 뼈속 깊이 동질감을 느껴왔고 오랫동안 동경을 해온 중국·러시아와도 가까워지지 못했다. 오히려 이들은 한국이 그들에게 저자세를 취하고 미국·일본과 고립되는 모습이 보이자 한국을 업신여기고 모욕하기 시작했다. 사드보복, 대통령의 혼밥 논란, 대통령 특사를 하석에 앉히기(외국 정상의 특사는 정상과 동일하게 대우하는 것이 외교 관례다), 정상회담 2시간 지각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 부끄러울 정도인데, 급기야 그들은 군용기를 이용해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도발까지 감행했다. 군용기로 다른 나라의 영공을 침범하는 것은 개인으로 치면 남의 집 안방에 신발신고 들어와서 뺨을 때리고 침을 뱉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왜 우리 스스로 울타리와 자물쇠를 무장해제하여 깡패같은 저들 나라로부터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외교·안보 참사를 초래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나라를 외교적으로 고립시켜서 당신들이 진정 이루고자하는 것은 무엇인가?  
 
 러시아·중국 군용기의 독도 도발을 놓고 청와대와 국방부는 24일 러·중에 대한 엄중한 항의와 비판은 하지 않고 사태를 축소하려는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기오작동으로 인한 것이지 의도적인 침범이 아니었다"는 주한 러시아 무관의 말만 성급하게 전했다가 러 국방부가 영공 침범을 부인하며 오히려 우리를 비난하는 공식 입장을 밝히자 "무관의 발언을 러시아 공식 입장으로 봤다"고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 차석 무관은 대령급이다. 이런 중대한 외교적 사건에서 일개 대령이, 그것도 항의를 받는 자리에서 변명조로 한 말을,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봤다는 말을 하면 국민이 믿으리라 생각하는가. 이 정부는 이전에도 삼척 목선 사건 등 안보와 관련된 이슈만 터지면 일단 거짓말부터 하면서 사태를 덮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여왔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언론환경을 너무 과신하기 때문인 듯한데, 그러면 그럴수록 안보 구멍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안보가 무너지는 날 대한민국도 무너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군용기에 의한 영공의 침범은 자칫하면 교전행위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해 우리 전투기가 차단 기동에 나섰는데도 보란 듯 영공까지 침범했고, 경고사격을 받고 한 번 빠져나갔다가 20분 뒤 다시 영공에 들어왔다. 다른 나라 주권 침해를 장난삼아 저질러 놓고도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우기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대놓고 조롱하는 행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주권이 군사·외교적으로 위협받은 이 사태를 두고 청와대와 여당은 먼 산 바라보듯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선 ‘일본 경제침략대책특위'까지 구성하더니 중·러가 진짜 영공을 침략해 오자 "기기 오작동이라더라"며 대신 변명해주기 바쁘다. 대통령은 낚시배 사고, 유람선 사고 때는 긴급대책회의를 몇 차례나 주재하며 부산을 떨더니 정작 우리 주권과 안보가 위협받은 이 중대한 사태에는 한 마디 말도 없다. 문 대통령은 최근 틈만 나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러의 영공 침해에 대해선 한마디 말이 없다. 덧붙어 대한민국 전역을 타겟으로 한 것이 명백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 이 정부에 묻고 싶다. 도대체 사회주의 국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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