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1, 2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1, 2 /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356p 내외 / 1만 1천원

 

추천 / 구홍진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근 20년 전의 베스트셀러를 이제 와서 추천도서로 내미는 것이 의미가 없다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를 쭉 모아 놓아보면 사회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오늘날엔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 집중하기를 권하는 책들이 대세라면, 20년 전 우리는 문학의 진한 감동에 좀 더 마음을 내맡기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시인들의 생애를 좇고 해설을 더해 시의 즐거움을 전하는 책이다. 원로 시인의 고되었을 발걸음이 참으로 다정하고, 단어 선택에 남다름을 느끼게 되는 글 솜씨가 일품이다. 가장 큰 매력은 누구보다 날카로운 시 해석이 가능하였을 저자가, 해석보다는 작품의 울림에 중점을 두어 시의 감상을 담아내고 있는 점이다.

 문학을 읽고 일렁이는 내 마음을 바라보는 일, 오늘날 수많은 책들이 전하는 자신의 감정에 눈 맞추라는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책꽂이 속 낡은 책을 다시 꺼내보아도 여전한 기쁨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시를 공부하는 청소년들과 문학청년들에게 이 책은 참 특별한 책이다. 교과서 역할도 하고, 시인을 통해 시의 길로 이끌어주는 경전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책을 추천한 사서의 말처럼 첫 출간되었을 때부터 베스트셀러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시를 아끼는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제는 스테디셀러이다.
 얼마간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는 책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읽히고, 개정판까지 내며 생명을 이어가는 책은 그리 흔하지 않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의 차이다.

 이 책은 시인이자 시 비평가인 신경림이 우리 현대시 대표시인들의 고향과 유적을 답사하며 그들의 시세계와 삶에 대한 이해를 꾀한 산문 모음집이다. 1권은 정지용에서 윤동주, 유치환, 박목월을 거쳐 신동엽, 김수영, 천상병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문학사의 고전이 된 작품을 남기고 작고한 22명 시인들을 다룬 기행·평전 모음집이다. 2권은 김지하에서 도종환, 강은교, 고은을 거쳐 이해인, 정호승, 김용택, 안도현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문학사의 획을 그은 작품을 남긴 23명 시인들을 다루었다.

 이 책은 기존의 시 해설서와 다르다. 각 시인의 출생지나 생전의 활동 현장을 찾아 나섰고, 그곳의 풍광을 역추적 했다. 신경림 시인의 발길을 따라가면서 한국의 명시가 나오게 된 배경을 음미할 수 있다. 신경림 시인이 들려주는 풍부한 문단 비화나 견문이 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이해는 우리가 시에게 더 가까이 갈수 있게 한다.

 신경림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가치관이 어떻게 달라지든, 사람들의 마음에서 아름답고 순수하고 참된 것을 찾는 뜻이 없어지지 않는 한 시는 존재를 이어갈 것이고, 세상의 중심에 서 있기도 계속할 것이다.”
 
 이 책부터 먼저 보자. 읽다가 마음이 끌리는 시인을 만나면 그의 시집을 찾아 읽는 거다. 시 한 편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다. 그러나 그 감동은 두꺼운 책에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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