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 "2005년 3·1절 시에 전달"

 

기미년 장유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이 기록된 '김승태만세운동가'의 사진촬영본.

 후손 "2005년 3·1절 시에 전달"
 경찰 "공소시효 지나 수사 어려워"

 
 1919년 김해 장유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을 '내방가사' 형식으로 기록한 희귀자료가 사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라진 자료는 1919년 당시 장유 만세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 김승태 선생의 어머니인 조순남 여사가 기록한 '김승태만세운동가'의 원본으로 두루마리 형식의 37쪽 분량의 소책자다.

 조순남 여사는 '내방가사'를 통해 기미년 당시 장유 만세운동의 모습과 독립운동가의 아들의 재판과정 등을 상세히 기록해 뒀다. 그밖에도 이 자료엔 만세운동의 당위성, 준비과정, 실상과 연행, 형무소 이송, 수감과 면회, 재판장 모습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며 문학적 가치도 클 것으로 평가된다.

 '내방가사'의 분실 사실은 2005년 3·1절 행사 당시 김해시에 이 기록 자료를 기증한 독립운동가 김승태 선생의 후손이 지난해 시에 자료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김해시는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 전체를 조사하고 김해문화원 등 관련기관을 방문해 자료를 찾아보는 등 지난 1년여 간 이 자료의 행방을 찾아왔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시는 지난달 말 '내방가사'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김해중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9일 '분실·도난 여부가 불확실하고 공소시효도 지나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시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가 기증받은 것 자체도 명확하지 않아 범죄 혐의점이 없고, 도난 관련 범죄혐의의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10년)가 지나 수사에 착수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행히 후손들이 기증 전에 자료를 모두 사진으로 촬영해 두어서 내용은 온전하게 전해지고 있지만 원본이 분실됐다는 사실에 후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후손들은 시가 기록물 관리를 소홀히 해 분실 또는 도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 자료를 찾을 경우에는 다시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조만간 후손들을 만나 시에 자료를 기증한 경위 등을 확인한 후 수사 여부를 재검토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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