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웅 시인

해질녘 오월 어느 날
해반천을 걷는다.
이미 많은 사람을 품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저녁노을도 따라 간다.
왜 힘들게 얼굴 붉히며
뛰고 걷는 사람들이 많은지
놀라 일어나는 꽃들에게 미안하기도
느린 걸음으로 사람들 속에서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저녁을 끌고 가는
발소리들이 들리기도 하고
가벼운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내려놓은 나의 하루가
조금씩 밀려나며
해반천은 오월 저녁을 한 줌 쥐고
무르녹게 흐른다.

김용웅 시인

약력

김해 출생
1984년 <아동문학평론> 등단
동시집 <종이비행기의 꿈>
글수레 동시창작교실 운영
김해문인협회 고문
김해삼성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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