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동아대, 여력 안돼

동아대가 1998년 김해시와 LH로부터 매입한 장유2동 소재 1만 695㎡ 부지. 의료시설 부지로 동아대가 사들인 이 곳은 현재 활용되지 않고 잡초만 키우는 쓸모없는 땅이 돼 있다.

인제대·동아대, 여력 안돼
송유인 "재검토 적절 시기"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 실패
복지부, 재활병원공모 눈길

  

 인구 50만 명을 바라볼 시절, 김해시에는 없는 것이 3가지였다. 명문 고교가 없어 초·중학교을 졸업한 지역의 인재들이 인근 대도시 부산과 창원으로 이탈했고, 호텔이 없어 지역 중소기업을 찾는 바이어와 가야문화를 체험하러온 방문객들이 지역 내 숙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굴러야 했다. 또 지역민에게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대학병원이 없어 아쉬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가지는 해결됐다. 지역의 고교들이 인재 육성을 위해 힘을 쏟아 성과를 내고 있고 부원동과 장유 지역에 특급·관광 호텔이 들어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 유치는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묵은 숙제인 대학병원 유치(병원 부지 해결)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시기가 충분히 됐다.     
 
 김해는 대학병원 부지를 2곳이나 가지고 있다. 북부동 인제대 백 병원 부지와 장유 2동에 있는 동아대 병원 부지다. 인제대는 1996년 12월 종합의료시설 건립을 목적으로 삼계동 일대에 3만 4천139㎡의 부지를 141억 원에 매입했다. 이후 수차례 주민설명회와 내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불황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양산 부산대 병원, 창원 경상대 병원 등의 개원은 이 곳에 대규모 대학 병원을 건립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외부 분위기에 최근 정신적 지주격이던 백낙환 이사장 사망, 김성수 총장 사임 등 내부적인 문제까지 겹친 인제대는 백 병원 건립의 추진 동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동아대는 김해시와 LH로부터 1998년 12월 장유2동 소재 1만 695㎡ 부지를 39억 5천700만 원에 구입했다. 최근 동아대는 부산시 서구 소재 병원을 리모델링하고 요양원 건립에 많은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대도 장유 병원 부지를 활용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시에 따르면 동아대는 현재 병원 건립 여력이 없는 상태며 2023년 이후에나 재추진이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20년 넘게 대학병원 건립 계획이 지지부진하자 2곳 지역 상권 활성화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계 체육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는 백 병원 부지와 장유 중심 상업 지역 내 동아대 병원부지가 20년이 넘게 잡초만 키우는 황무지로 남아 있자, 2곳 병원 부지 인근 지역의 지가 하락과 상권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시의회에서 2곳 병원 부지와 관련 5분 자유발언을 하기도 한 송유인 의원은 "인구 60만의 도시로 성장하는 기로에 서 있는 지금이 두 의료기관 부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가장 적절한 시기"라며 "지역 주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전제하에 도시계획변경 등으로 새로운 용도로 지정해 시민이 원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렇자 지난해 김해시가 나서 백 병원 부지에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하려 했지만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해 소방청은 오는 2022년까지 1천 200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3만㎡, 300병상 규모의 소방공무원 특수질환 중심의 특화병원을 건립할 목적으로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후보지를 공개 모집했다. 시는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를 위해 김해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경수 지사와 문재인 정부와 핫라인으로 연결이 가능한 김정호(민주당·김해을) 의원 등의 힘을 빌려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가 병원 부지 2곳 활용에 골머리를 싸잡아 매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한 공모사업이 눈에 띈다. '2019년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사업 공모'로 집중 재활치료 및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영유아기 장애 아동(고위험 아동 포함) 및 중증 장애 아동을 위한 공공 재활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복지부가 공공어린이 재활병원을 공모하고 있다.
   
 민간에서 제공되기 어려운 장애 아동에 대한 공공 재활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장애 아동가족의 의료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추진된 이번 사업은 병원 3개소(충남권·경남권·전남권)와 공공 어린이 재활의료센터 6개소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시가 공모에 선정돼 재활병원이 건립 중이고 복지부는 경남권과 전남권에 해당 자치단체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국·도비 등 156억 원을 지원받아 병원 건립과 의료시설을 구비할 수 있다. 3월 29일부터 시작된 공모는 이달 말일인 30일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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