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김해시민의 눈길이 쏠려 있다. 김해와 인접한 창원지역 국회의원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의 장관 인사 청문회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주영 의원의 해양수산부 장관 인사 청문회는 김해와 상당히 가까운 지역 의원의 일이었지만 바다를 접하지 않은 김해의 지역적 특성 탓인지, 시민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김해시민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김해 신공항 확장 계획 탓이다. 최 장관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고 국토부의 수장이 된다면 그의 생각이 김해공항 확장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해공항 확장 건설 사업 결정 과정의 최고 책임자였던 최 후보자가 시대를 뛰어넘어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지목되자 지역에서는 '정부가 김해 신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지역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지역과의 이견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김해공항이 신공항 최적지로 선정된 만큼, 김해 신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여권과 경남 부산 울산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덕도 신공항 추진은 합리적이지 못한 방식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은 '걱정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소음 피해와 24시간 항공기 운행이 불가능한 점, 항공기 안전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는 점을 들며 김해공항 확장 계획에 반대 의견이 높다.

 이런 지역의 의견을 살피기라도 한 듯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김해 신공항 건설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을 묻는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의 질문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검증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안다.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검증 결과에 대해 지역과 적극 소통하면서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해공항 확장 건설에 대한 입장을 찬성에서 '유보'로 바꾼 것이다.
  
 최 후보자가 언급한 '부울경 검증 결과'는 지난해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 합의로 구성한 김해 신공항 검증단이 내릴 판단이다. 중간보고 기간이긴 하지만 검증단은 "기존 김해공항 확장에 불과한 국토부 기본계획은 당초 PK(부산·경남)지역 단체장과 합의한 기준에 훨씬 못 미친다"며 김해공항 확장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는 지역 시민과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 등 시민단체는 최 후보자가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밀어붙일 것 같은 발언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쏟아낸다면 장관 후보 지명 철회를 위한 투쟁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의 눈은 최정호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가 아닌,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최 후보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에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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