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 가야스토리텔링협회장

박경용 가야스토리텔링협회장

  낙동강 하류 한림 시호라는 조그마한 마을에 가난하지만 착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슬하에 자식이 없는 그들은 쓸쓸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 봄날 할아버지가 강변에서 일을 하는데 광주리가 강변으로 떠내려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광주리를 건져 올렸다. 그 속엔 짚이 깔려 있고 남자 아이가 있는 게 아닌가. 언른 집으로 가져왔는데 할머니는 "지난밤 꿈이 좋더니……" 하면서 너무나 좋아하였다.


 방실방실 웃는 게 밝은 빛이 환하게 비치는 것 같아 집 안에 생기가 돌았다. 아이는 쑥쑥 자라 이웃 사람들도 이 녀석이 큰 인물이 될 거라며 덕담을 하였다. 과연 아이는 잘 자라 기골이 장대해져 갔고 뭔가 큰 일을 해낼 인물로 보였다.


 제법 컸을 때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저 지금 먼 나라로 가서 큰 인물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하며 큰절을 하고 집을 나섰다. 그 당시 부둣가(지금의 김해도서관)로 가서 배의 짐을 내리고 올리는 일을 해 주었다. 그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엄청나게 머언 길을 항해했다.


 드디어 도착한 곳이 지금의 인도 남부 칸치푸람(달마 스님 고향)이 였다. 우여곡절 끝에 무술의 어머니라 불리어지는 칼리라 파야투 무술 사범 아래 들어가 그 핵심인 연속 동작 막대 철기칼 맨속 격퇴 훈련을 탁월하게 전수받았다. 거기서 수제자가 되어 스승을 극진히 모시었다. 스승은 이젠 다 가르쳤으니 떠나도 좋다며 마술 피리를 선물로 주었다. 극한의 어려움을 당했을 때 국면 전환이 된다고 하였다.


 광주리 아이는 무술을 익힌 어엿한 청년이 되어 돌아왔다.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이 잘 되어 달라고 새벽마다 가까운 봉하마을 사자바위 아래 가서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사자바위는 수만년 전부터 조상들이 제사 지내는 곳으로 신비한 정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그때 가야에는 악귀 나찰녀가 백성을 괴롭히고 농작물에 분탕질을하여 피해가 컸으나 너무나 강력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깊숙한 동굴 속에 은신하며 번번이 동네로 내려와 폐해를 끼쳤다. 청년은 동굴로 찾아갔다. 컴컴한 동굴 안에는 악귀가 연기를 뿜으로 달려들었다. 청년은 독특한 검술로 악귀의 머리를 쳤다. 이제는 둔갑술을 부리며 달려들었다. 청년은 춤을 추듯 휘둘러 배를 갈랐다.


 첫 동굴을 제압하였고 두 번째 동굴을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잡혀와 같혀 있었다. 청년은 무술의 달인답게 악귀들을 재압하고 사람들을 풀어 주려는데 벼락을 치며 독룡이 달려들었다. 최대의 무술을 발휘했으나 어림없었다.
"으윽……."


 청년은 독룡의 위력 앞에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청년은 스승님이 준 피리를 간신히 불었다. 그 소리에 독룡은 온몸이 산산히 해체되어 하늘로 흩어졌다. 청년은 곧장 무리를 이끌고 동굴 저쪽으로 빠져 나왔다. 드디어 계곡 쪽으로 올라갔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호수가 있었다. 호수에는 천년묵은 이무기가 드디어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하늘로 등천을 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 벗은 허물이 있었다. 청년은 허물이 큰 효험이 있음을 들은 적이 있기에 갖고 무리들과 집으로 돌아왔다.


 부모님과 동네 사람들은 너무나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노 부부는 "아 우리 부부가 사자바위에 기도한 효험이 났구나." 동네에서는 큰 잔치를 베풀고 즐거워하였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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