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삼계동 수리공원 주변 도로에 불법주정차 차량과 이동 차량이 뒤엉켜 있다.

  매년 10만 건 이상 적발
 "차량 통행 어쩌란 말야"

 "양쪽 갓길에 차를 빽빽하게 주차해 놓으면 차량통행은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김해 외동 대동한마음타운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44) 씨는 퇴근길만 되면 집 앞에서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는 도로인 함박로 101번 길이 저녁만 되면 갓길에 주차된 차량들로 도로 폭이 좁아져 마주오는 차량과 실랑이를 벌여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저녁 6시 함박로 101번 길엔 폭 5m, 거리 300m 왕복 2차로의 이 도로는 40여대의 불법주차 차량이 양쪽으로 줄지어 있어 일방통행 도로로 둔갑해 있었다. 수시로 양쪽에서 차가 들어서지만 대형트럭까지 갓길에 주차돼 있다 보니 도로 폭이 2m 이내로 좁아져 차들이 오고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이 많은 이유는 대동한마음타운과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북공원 하루 평균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또 거북공원 앞 내외로 77번 길과 대동한마음타운 앞 함박로 101번 길가에는 은행과 병원, 스포츠센터 등 5층 이상의 건물만 20채 넘게 들어서 있다. 특히 거북공원 주변에는 공용주차장은 물론 유료주차장도 찾아볼 수 없다.

 상가건물마다 지하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7~8층 규모의 상가건물들의 지하주차장도 대부분 20여대의 차량밖에 수용할 수 없게 돼 있다. 한마음타운아파트의 경비원 정모 씨는 "갓길에도 차를 세워둘 공간이 없게 되자 외부차량들이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서고 있다"며 "저녁시간이면 10대 중 3대는 외부차량이다"고 말했다.

 유난히 음식점과 술집 등이 많은 삼계동 수리공원 주변은 저녁시간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24일 오후 8시께에 찾아간 이곳은 갓길이 비어 있는 도로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주차가 돼 있다.

 수리공원 주변으로 반경 500m 안에 30대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유료주차장이 5곳이 넘지만 엄청나게 밀려드는 차들로 인해 저녁 6시만 되면 주차장은 가득차고 주변 도로도 7시 전후면 갓길로 차들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특히 수리공원에서 200m 떨어진 해반천로 144번 길은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만 남긴 채 이중주차가 돼 있다. 때문에 마주 오던 차들이 서로 비켜 지나가려다 접촉사고가 일어나 양쪽 운전자가 삿대질을 하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곳에선 인도에 차량 반을 올려 주차하는 일명 '개구리주차'를 하고 있는 차량도 많아 보행자들이 인도를 이용하는 데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 또한 도로변 가게 주인들은 자신의 가게 앞에 차를 세우지 못하도록 의자와 드럼통 등을 세워놓았으며, 수시로 나와 불법주차 차량의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는 등 이곳 상인들은 매일 저녁마다 차주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김해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김해지역의 불법 주정차 단속이 매년 10만 건 이상 발생하는 등 도심지역 내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하며 특히 내외동 거북공원과 삼계동 수리공원 일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동먹자골목 상가번영회의 한 관계자는 "이제 단속을 통해 주차난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인구밀집지역에는 주차장 부지를 고려해 도시를 계획하고 공용주차장을 늘려나가는 등 주차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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