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번째 도서 / 시계 심장을 가진 로봇

 스물일곱번째 도서 / 시계 심장을 가진 로봇
 알베르토 피에루스 글, 그림 / 라임 / 48p / 1만 2천 원

 

허경혜 칠암도서관 사서

추천 / 허경혜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다들 시간적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삶은 팍팍하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이 사회가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시계와 시간, 삶의 의미에 관한 책이다. 비록 짧은 내용의 그림책이지만 새해를 맞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시간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래서 시간을 잘 사용하는 시간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고,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시점에서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하여 추천한다.

 △시간에 쫓기는 기분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늘 부족한 것이 시간이다.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시간이 빠듯한 기분이다. 하루 24시간으로 부족한 것 같은데, 만약 시간이 더 허용된다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질문을 아이들에게 해보면 “신나게 놀겠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은 무척 바빠졌다. 아이 자신의 시간을 누리지 못하고 어른의 시간에 맞추어 살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어린이집과 학교를 오가고, 학습지며 학원 수업을 듣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억압은 심해진다. 그렇게 자라 어른이 된다. ‘나의 시간’이라고는 없이, ‘나의 계획’도 없이 쫓기듯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얼마나 허탈한가. 하긴 인생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라고는 없는 시간의 총집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대인의 삶을 그렇게 빡빡한 시간의 총집합으로 만들어 놓은 것 역시 우리들이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때로는 화가 나는데, 그 삶을 아이들에게까지 강요할 수는 없다.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많은 아이들이 활짝 웃고 있는 장면은 마치 예쁜 꽃이 활짝 핀 꽃밭처럼 보인다. 아이들에게 그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삭막한 것일까.
 스페인의 화가 알베르토 피에루스의 그림책 ‘시계 심장을 가진 로봇’은 시간의 주인이 누군지 묻는다. 시간과 삶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걸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미누티 할아버지, 시계는 물론이고 빡빡하게 짜여진 시간표라면 질색하는 손주 루카스. 두 사람은 어른과 아이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하다. 두 사람 앞에 로봇이 나타면서 시간을 둘러싼 유쾌한 소동이 벌어진다. 그 소동을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시간의 노예’로 살아갈 것인지, ‘시간의 주인’이 될 것인지. 어렵게 생각할 건 없다. 부모님과 자녀들이 이 책을 함께 읽는 시간부터 여유 있게 가져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박현주 북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