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규 논설위원

한상규 논설위원

동북아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한국, 중국, 일본 삼국에서 지정학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한국은 문화면에서 중국에서 유학, 도학, 불학을 받아들여 일본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였다. 모든 나라가 자국의 고유문화를  지키면서도 외교 전쟁 무역을 통하여 외래선진 문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외래문화라 할지라도 자국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여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그 또한 자국의 문화가 되어 전통문화가 된다. 문화는 그 지역 주민의 정신적 정체성으로 굳어지면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승 하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통속적으로 교류되는 언어와 행동 또한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고 여러 세월을 거치면서 굳어져서 좋지 않는 것도 습관화되고 만다.

 한 예를 들어보자. 다문화 학교에 한국 중국 일본 아이들이 같은 학급에서 공부를 하고 있엇는 데 하교 시간 무렵에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졌다. 모든 아이들이 하교를 하려고 하는데 비는 좀처럼 그치지 않아서 하늘만 처다 보고 있었다. 이때 한국 아이가 젤 먼저 교문을 뛰어 나간다. 그다음 중국 아이는 비가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비를 맞으며 나간다. 이를 본 일본 아이는 교실로 돌아가 비가 그칠 때까지 책을 보고 있는다. 비슷한 이야기로 어른들 모습도 흥미롭다. 역시 세 나라 사람이 점심 때 우동 집을 찾아서  모두 우동을 주문하고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우동에는 머리카락이 있었다. 중국 사람은 머리카락을 가장자리로 밀어 넣고 맛있게 다 먹었다. 일본 사람은 머리카락을 건져내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절반을 먹고 나가서는 그 집에 가지 마라고 사람들에게 알린다. 한국 사람은 주인을 불러 다시 만들어 오라고 호통을 치며 열을 올린다. 이 이야기는 실제일 수 있으나 세 나라 국민성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즉, 한국인은 성격이 급하고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손해가 나면 참지 못하고 폭발한다. 중국 사람은 사소한 일에 집착 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면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일본인은 때를 기다리고 결코 서둘지 않으면서 내색을 하지 않으면서 다음을 준비한다.

 여기서 어느 국민의 행동이 좋다고 평할 수는 없다.  각기 오랜 자국의 역사에서 묻어온 생활 습관이다. 한국인을 평한 일본 학자의 기사를 본적 있다. 한국인은 대체로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고 화합이 잘 안되고 있다고 한다. 두 나라 국민도 그런 경향이 없지 않으나 이런 국민성을 부정할 수 없다. 요즘 떠들썩한 구직채용에서 세습 체용이라든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정책은 무조건 옳고 상대방 정당은 무얼 해도 못마땅해 하는 논쟁이 무얼 말하는가. 우선 부산 경남의 과제 중 김해 신공항 건설이냐 가덕도 이전이냐를 놓고 언론을 중간에 넣어서 설전을  끝없이 하고 있다. 지금 이 지역 국민은 물가상승에 실업자 증가, 어린이집 유치원 운영의 문제점 등 정말 머리가 아프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지혜가 있다 해도 해결이 난망한 것은 모든 것을 자기 이익과 자기 편의주의로 보고 이해하려는 욕심이 가득한 사바세계 그대로다.

 사람들의 지혜가 모두 있을 수도 없고 같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타인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양보하고 배려한 할 수는 없겠는가? 일이 많을 때는 그 일을 해결하는 순서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해결 방법은 경세치용에 바탕을 두고 실천하는 실용적이여야 한다. 고대 그리스 소크라테스가 살았을 당시 아테네 사람들은 둘 이상만 모이면 '아고라' 광장에 모여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과 미래 도시 건설을 위해 토론한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가 일은 대충하고 점심부터 챙기고 저녁에는 술부터 찾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모든 것을 절차와 예법에 따라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해야지 걸핏하면 피켓 들고 거리로 나와서 큰 소리 지른는 것은 그만했으면 한다. 부마항쟁, 촛불시위등 다수 군중들의 민주적 운동이 필요한 시기도 아니다. 거리를 지나면서 담배꽁초, 쓰레기를 버리고 술이 취하여 행인을 괴롭히고 심지어는 왜 보는냐고 칼을 휘두르고 이유 없이 사람을 괴롭히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바란다. 경제가 부강하고 호화 주택에 외국 여행을 자주하며 폼나게 사는 사람들이 솔선수범하고 베풀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것은 민주운동을 거창하게 기념일로 정하여 관주도로 기념식으로 할 일을 했다고 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는 모두가 맡은 임무를 솔선하고 한만큼 부족할 때는 민주적인 자세로 격을 갖춘 토론으로 쌍방이 해결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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