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잿골
김지은 시인
2019-10-15 김해일보
서잿골
<김지은 시인>
등골을 가진 것들은 중심의 연대기를 알 수 없다는데
내 어깨에 나무가 자라서
수많은 가지를 뻗고 잎을 달고
야생 곰은 도끼발로 나무를 내려친다
쿵쿵 찍을 때 마다
서잿골에 오르면
달맞이꽃 라벤더 버드나무 생달나무
저만치서 손짓 한다
저 아래로 향기를 보내는 것이
따지고 보면 신기루지
황사 낀 마음
구름 덩어리 지고 있는 어깨
지진 난 심장을 용케 알아차리고
아랫동네로 훅훅 날려 보내는
푸른 신호
천연 향수
골짜기 생수
모든 생물들이 연대기라고 외치는 서잿골이 중심이지
▶시인 약력
경남 밀양 출생
2018년 『문예바다』 가을호 시 공모전 당선
김해문인협회 회원
'서잿골에 오르면/ 달맞이꽃 라벤더 버드나무 생달나무/ 저만치서 손짓 한다' 그리고 마르지 않는 약수터가 있다. ‘황사 낀 마음/ 구름 덩어리 지고 있는 어깨/ 지진 난 심장을 용케 알아차리고/ 아랫동네로 훅훅 날려 보내는/ 푸른 신호/ 천연 향수/골짜기 생수’는 자연의 베풂이다. 기록되지 않는 자연의 연대기 그 중심이 서잿골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