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세 갈래 길

일곱번째 도서 / 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304p /
 1만 3천 800원

 

 

 

 

 

 

 

 

 

 

 

 

 

김정순 칠암도서관 사서

추천 / 김정순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여기 사회가 가로막아놓은 장벽에 부딪힌 스미타, 줄리아, 사라 세 주인공이 있다. 주어진 삶을 견디기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가려는 열망을 가졌다. 영화감독, 시나리오를 직접 쓴 경험으로 작가는 마치 한 편의 흡입력 있는 영화를 보여주듯 주인공들의 용기와 희망을 향한 여정을 풀어나간다. 누구나 인생에 다양한 형태의 장벽을 마주한다. 그 장벽 앞에 ‘나비 한 마리가 뱃속에서 날개를 팔랑’거리는 듯한 내 안의 긴장감, 두근거림을 느끼며 용기를 내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미미한 장벽 앞에 포기했던 선택들을 뒤돌아보았으며 앞으로의 내 삶에 희망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이 가득 차오를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인간을 좌절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운명을 이겨내는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 그런데 가혹한 운명을 이겨내는 것은 위인들만의 몫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운명과 맞설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두렵기에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세 갈래 길’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 세 여성의 이야기다. 오드리 토투 주연의 영화 ‘히 러브스 미’의 영화감독 래티샤 콜롱바니의 첫 소설이다. 프랑스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 세계 27개국에서 출간됐다. 책 속 세 여성은 사는 곳은 다르지만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신분제도의 굴레, 최악의 빈곤, 치유가 어려운 질병까지 각자의 삶에 나타난 장애물을 마주하고 서 있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난 스미타는 딸에게만은 다른 삶을 주고 싶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딸을 학교로 보낸다. 하지만 등교 첫 날, 아이는 등에 매질을 당한 채 집으로 돌아온다.
 시칠리아에서 태어난 줄리아는 스무살이다. 열여섯에 학교도 그만두고 전통 공방의 노동자로 내몰렸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가 의식불명 상태가 됐을 때, 병원 서류를 찾다가 줄리아는 곧 닥쳐올 불행과 만난다. 갖가지 채무이행최고장과 지불명령서를 발견한 것이다. 가족과 공방 식구들 모두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이 줄리아 앞에 놓였다.
 캐나다에서 사는 사라는 남성우위인 대형로펌 회사에서 성공과 경력을 얻기 위해 사적인 삶을 도려낸 채 살아왔다. 그러나 너무 열심히 일만 해 온 탓일까. 사라는 정기 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는다. 막다른 골목 앞에서 무너진 세 여성은 그러나 다시 일어선다. 그들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다.
 스미타, 줄리아, 사라는 우리 주위에도 존재한다. 어떤 나라에서 태어났건, 지위와 처한 환경, 개인적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사회 내에서 대부분의 여성은 여전히 힘들다. 굳이 ‘여성’이라는 젠더로 이 작품을 보지 않아도 된다. 한 개인이 있는 힘을 다해 용기를 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이야기 자체가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김정순 사서가 추천사유로 말했듯,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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