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규 정치칼럼니스트

 

  지난달 27일, 8대 김해시의회는 12일간의 첫 임시회를 마쳤다. 그중 2018회계연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일반회계 세입예산안과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원안가결하고 일반회계 세출예산안을 수정하여 가결했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김해문화재단·김해시복지재단은 증액 예산안 모두 원안 통과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8대 시의회가 데뷔전에서 날카로운 심의를 보이지 못해 견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이번 2018회계연도 추가경정예산안은 총 증감액 1천705억 3천626만 3천원으로 증감율은 11.93%에 달한다. 일반회계 1천308억 5천554만 9천원, 특별회계 396억 8천71만4천원 증액으로 예산안이 상정됐다. 이와 별개로 김해시도시개발공사 예산은 409억 4천85만 원에서 447억 3천108만 원으로 37억 9천23만 원 증액됐다.

 김해문화재단 예산은 336억 3천562만 2천원에서 363억 304만 6천원으로 26억 6천742만 4천원 증액됐다. 김해시복지재단 예산은 146억 8천691만 3천원에서 167억 8천736만9천원으로 21억 45만 6천원 증액됐다.
 
 김해시의 2018회계연도 일반회계·특별회계와 김해시도시개발공사·김해문화재단·김해시복지재단을 포함하면 1천790억에 달하는데 시의회가 수정한 예산은 2건 5억 6천322만 2천원 삭감과 3건의 1억 9천650만 원 증액 총 5건에 그쳤다.

 엄정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상임위원회(도시건설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두 차례에 거쳐 증액 세부내역 하나하나를 날카롭게 지적했던 시내버스 결손보전 재정지원금 40억 5천700만 원 증액 예산은 4억 3천만 원 삭감에 그쳤다. 이 예산은 현실에서 실행되지 않은 시내버스 업계의 주52시간 근무 대비 예산(8억 3천40만 9천원) 등이 반영되어 있어 불용처리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전액 반영되었고 증차가 확정되지 않은 비지원노선 97·98번 버스의 각 1대 증차를 재정지원 차량으로 운송원가 4억 7천만 원을 반영한 것도 반영됐다.

 이해할 수 없는 집행부의 예산 편성에 대한 엄 원내대표의 날카로운 질의에도 이 예산들은 반영되었다. 그 외 1개 삭감 사업은 문화예술회관 건립공사비 1억 3천322만 2천원 삭감이었다.

 초선 일색의 8대 시의회 첫 임시회부터 약 1천790억 원에 달하는 증액 추경예산안을 올린 집행부에 시의회가 삭감한 금액이 5억 6천322만2천원에 불과한 것은 불요불급한 사업을 찾아내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음을 보여준다. 이번 예산안을 가지고 살펴본다면 야당인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견제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여당이자 의석의 2/3를 가진 거대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시의원들은 집행부 엄호 대신 검증역할을 하는 것이 허성곤 시정을 돕는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시의원들에 대한 우려보다는 전문인력 지원체계 부족에 이번 시의회 예산안 부실 심의의 원인이 있길 바란다. 시의회 무용론보다 시의회의 전문성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어야 지방자치가 산다. 시의회는 시민이 직접 선출한 지방의원들로 구성되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안 및 모든 안건들을 최종적으로 심의·의결하는 기관이다. 시의회의 예산심의기능이 강화될수록 시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집행부를 만들 수 있다. 시의회가 이번 예산안 심의결과에 대해 변명이나 합리화할 게 아니라 곧 집행부 내부에서 편성진행 중인 2019회계연도 예산안을 지금부터 시시각각 감시해야 한다. 이 글이 2017회계연도 결산안을 다루는 9월 임시회부터 날카로운 예산안·결산안 심의가 되는 자극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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