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대한민국 축구팀의 2018러시아월드컵 예선전이 1게임을 남겨놓고 있다. 이맘때면 언제나 그랬듯 대한민국 축구팀은 16강 진출을 놓고 경우의 수를 논하고 있다. 이번만은 아니길 기대했지만 역시나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는 대한민국 축구팀 감독을 축구선수 출신이 아닌 확률을 전공한 수학 학자로 모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경우의 수와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팀은 어울리지 않게 절박한 독일을 이겨야 하는 고난도의 과제를 떠안고 있다. 

 독일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죽음의 F조에 편성된 대한민국 축구팀은 예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험란한 여정이 예상됐고 스웨덴과의 예선 경기를 1대0으로 지면서 예상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팀은 27일 밤 11시(한국 시간) 독일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앞서 스웨덴과 멕시코전을 모두 패한 대한민국 축구팀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독일 경기를 이긴다고 대한민국 축구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팀이 독일을 2점 차 이상으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누른다면 1승2패가 되는 대한민국 축구팀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F조 최강으로 꼽히는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을 확률은 높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팀이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각국의 베팅업체는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을 확률을 예상대로 높게 보지 않는다. '래드브룩스'라는 베팅업체는 한국의 2-0 승리 배당률을 100/1로 매겼다. 해당 스코어에 1만 원을 베팅할 경우 원금 제외 99만 원을 얻게 된다. 배당률이 높다는 건 그만큼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다른 베팅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베팅 사이트 중 하나인 베트 365는 독일의 승리에 1/5를 배당했다. 5만 원을 베팅해 맞을 경우 1만 원을 얻게 된다. 그만큼 독일의 승리가 안정적이라는 말이다.
 
 궁지에 몰린 세계 최강 독일을 2점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하는 대한민국 축구팀에 또 다른 악재도 있다. 주장 기성용의 부상이다. 지난 멕시코와의 경기에에서 부상을 당한 기성용은 사실상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마감했다. 

 기성용은 지난 24일 멕시코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이후 검진 결과 2주간 왼쪽 종아리 염좌 판정과 함께 2주간 회복이 필요하다. 반드시 2점 차 이상으로 승리를 해야 하는 한국팀으로써는 독일전을 기성용 없이 치러야 하기에 더욱 불안하다.  
 
 독일과의 승부와, 러시아 월드컵의 성과와는 상관없이 한국 축구를 다시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멕시코와의 경기를 지켜보던 박지성은 후배 개인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선배들과 한국 축구 현실과 시스템이 나아갈 바를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만 바꿔서 될 것이라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어두운 것을 털어내야 한국축구가 한발짝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가 벽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4년 후에도 패배가 거듭될 거라 강조했다. 눈에 보이는 1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성의 말은 많은 국내 축구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언제까지 한계에 부딪힌 내 나라 축구를 조롱만 하고 있을 것인가. 16강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팀의 미래가 2경기의 결과만으로 끝난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건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대적인 개보수가 진행돼야 한다. 한국 축구가 새롭게 태어나길 빌며 27일 독일과의 경기에서 2점 차 이상으로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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