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석 ◈경영학 박사◈

한 때 참여정부에서 촉발 된 형평과 분배 위주의 이념과 정책이 이후 두 정권을 지나면서 주춤 했다가 이 정부 들어서서 다시 경도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의도와 시도는 우리사회의 의욕만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형평과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사회가 동경을 하였고, 또한 그러한 사상에 대한 이론과 주장이 끊임없이 쏟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상이 극단적으로 시도되고 표출된 경우가 바로 사회주의의 출현이다. 그러한 사회주의 이상은 예외 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균등한 소득 및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것을 그 이상으로 삼아왔다는 특징을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시장경제의 등쌀에 밀려 쇠퇴하거나 오히려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공평하게 더불어 잘살겠다는 형평과 분배우선 정책이 경제발전에 부담이 된다는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모두 같이 더불어 산다는 이상이 왜 시장경제에 부담이 될까? 이러한 사실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자원의 유한성과 둘째는 인간 욕망의 무한성이다.
이는 경제학이 발생하게 되는 근본적인 요인이며, 한정적인 자원과 무한한 욕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인간의 끊임없는 경쟁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자원의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시장이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자원의 유한성을 해결하는 능력이나 인간의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은 신의 수준에 속할 만큼의 인간 능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요와 공급의 구조로 이루어지는 시장경제는 인간이 다스리기 힘든 영역이라는 점과 인간의 손길이 미치게 되면 시장의 실패가 반드시 초래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장경제는 마라톤 경주와 흡사하다. 순위경쟁을 벌이면서 1등에서 꼴찌까지 순위를 가려내는 과정이 바로 마라톤이다. 마라톤 선수들은 경주를 벌이는 동안에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게 되는데 이러한 경쟁의 압력이 더한 역동성을 만들어내면서 모든 마라토너는 사력을 다해 경쟁을 하게 된다.
결국 경쟁을 통해 등수가 가려지는 ‘차별화 시장’인 셈이다. 이러한 차별화 과정이 모든 주자들을 더 열심히 뛰게 하여 전체 마라토너들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경제란 마라톤 경기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과 기업, 그렇지 않은 사람과 기업을 차별화하는 장치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 성과를 많이 내는 개인이나 기업은 더 많은 소비자, 더 많은 투자자, 더 많은 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고 더 좋은 근로자를 유인함으로써 시장에서 앞서 나가게 된다.
후발주자들은 선발주자의 전략을 베끼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1등이 누리는 특권을 빼앗기도 한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이치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1등과 꼴찌가 시장에서는 있게 마련이며, 모두 다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능력과 노력의 차이에 따라 차별이 생기며 서열이 생기는 것이 시장의 이치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차별화에 따른 차등적 보상원리가 모든 사람을 보다 더 열심히 살게 만들고 나아가 사회와 경제의 발전을 가져오는 힘이 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은 이러한 세상의 이치를 무시하고 마라톤 골인지점에 모두가 손잡고 나란히 들어오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추구하는 이상은 좋으나 세상의 이치와 맞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통해 사회주의의 몰락을 목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형평과 분배위주의 정책이 과정에 충실함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여 1등이나 꼴찌를 모두 똑같이 대접하는 사회를 지향한다면, 결국 남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역 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꼴이 된다. 결국 시장경제의 정체와 평균소득의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서 열심히 노력하여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살맛나는 세상이 되도록 만드는 것만이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를 살찌우게 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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