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석 ◈경영학 박사◈

흔히 20대 80의 법칙으로도 알려져 있는 파레토 법칙은 경제학에서 뿐만이 아니라 조직관리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는 1896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80%의 이탈리아 땅이 20%의 인구에 의해 소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 이 이론이 시간을 지나면서 모든 부분에 적용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조셉 주란이 이 이론을 경영학에 접목하면서 급속하게 퍼지게 되었다. 

그런데 흥미 있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그 20%에서 다시 20대 80의 법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명의 학생들 중에서 20명의 우수한 학생이 구분되지만 그 20명의 학생들 중에서도 다시 파레토 법칙이 적용이 되어 4명의 우수그룹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결국 한번 법칙에 맞추어 원리를 정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파레토 법칙에 맞춰 자연의 순리가 재배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항상 20%에 해당하는 리더그룹은 존재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오피니언 리더’라고 부른다. 결국 오피니언 리더가 존재하여 전체 조직을 이끌어 가게 되는 것이다. 

오피니언 리더란 어떤 집단 내에서 타인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에 강한 영향을 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리더(leader, 지도자)는 lead(앞선다, 앞지른다, 지도한다, 선도한다)의 명사형으로 앞선 사람, 지도하는 사람, 선도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리더란 엄밀한 의미로 집단에서의 리더십(지도적 기능)이라는 관점에서 규정되어야 하며, 어떤 인기 있는 사람이나 대표자, 또는 일부영역의 권위자 등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리더는 조직의 목표관리, 조직원의 동기부여 및 목표 설정 시 조언, 조직구성원들의 지속적인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 즉, 리더란 목표를 제시하고, 이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왜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가를 상호 의사소통을 통해 설득하고 납득시키며, 리더 자신이 그 목표달성을 위하여 솔선수범하여 열심히 일하는 것이 올바른 리더의 행해야 할 책무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리더의 개념으로 보스와 리더를 혼동하는 경우가 자주 등장을 하게 된다.

명확한 것은 리더는 자신을 조직의 평등한 구성원으로 여기고 ‘우리’라고 칭하고 ‘함께 가자’라고 격려하지만, 보스는 ‘나’라고 칭하며 ‘시키는 대로 하라’라고 명령을 한다. 그리고 보스는 상부하달만 고집하고, 조직을 움직이기 위한 자극제로서 ‘두려움’을 사용한다. 또한 참여하여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막후에 숨어 남을 앞세우기를 좋아하고, 최종 의사결정자는 오직 자신이라는 점을 모두에게 인식시키고자 애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보스는 합리적 관리보다는 자신의 권위에 더 무게를 싣게 되는 경향을 띠는 것이다. 

보스의 경우 이러한 습성으로 인해 자신의 편협적인 안목으로 세상을 보게 됨으로써 전체 조직의 후퇴를 초래할 위험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할 21세기의 새로운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이끌 리더의 새로운 덕목을 따져보게 하는 것이다.

가끔 정치에서는 보스의 편협함을 커버하기 위해서 ‘리더’가 아닌 ‘팔로우어’를 내세우기도 한다. 경영학에서 팔로워는 리더와 반대가 되는 개념이 아니라 리더와 함께 조직의 공유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며 이를 위해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개념이 정치로 들어오게 되면 팔로우어란 국민을 추종하고 섬긴다는 뜻으로 바뀌게 된다. 

국민의 여론과 추의를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한 명분으로 해서, 집단의 이익과 가치보다는 자신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여론의 지지율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지지율이란 20%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시하는 고견이 아니라 다른 팔로우어의 신앙적 추종의 결과물일 뿐 조직 목적과 비전하고는 거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요즈음 장안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진인 조은산이 쓴 상소문에서 “역사는 군왕의 업적을 논할 뿐 당대의 지지율을 논하지 않사옵니다“ 라는 구절이 우리들의 가슴에 와 닿는 이유인 것이다.   

따라서 좋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첫째 자신의 사상체계나 신념이 아닌 조직의 뚜렷한 비전의 제시, 둘째 과거가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열정, 셋째 조직원에 대한 강제함이 아닌 동기부여를 하는 능력, 넷째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 혁신과 열린 마음, 다섯째 신뢰와 존경을 받을 만한 높은 인격과 공감능력을 갖추어야 함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리더의 중요한 덕목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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