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책속엔 길이 있을까? 생뚱맞다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하는 오늘이다. 책은 스승이라는 말이 있듯 분명 책속엔 다양한 삶의 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논어와 시경, 어느 지도자의 통치철학과 4차 산업혁명을 말하는 다양한 책속에 분명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실 역사 속엔 불분명한 길만 존재한다. 아니 너무나 많은 길들이 있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이정표 잃은 배처럼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인 것 같다.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를 판단하기 힘든 혼돈의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현명한 길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할까 생각해본다.


오늘의 사회 현상을 논하려면 역사서를 보고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라고 한다. 그 시대 정치 사회상을 보면 현 사회 혼돈의 해법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 오백년 실록을 보아도 해답은 요원하다.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고 분명 올바른 방향도 제시되어 있다. 단지 자신들의 관점에서 이익만 추구하다 보니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역사는 말을 한다. 조선의 건국과 형제의 난에서 권력에 대한 암투를 보고 세조의 등극 과정에서 비열함도 배워 알고 있다. 사도세자의 죽음 속에서 당파의 계략과 온갖 권모술수가 있음도 보았고 대한제국의 몰락 과정에서 을사조약과 한일합병 조약에서도 치욕의 역사는 우리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주고 있다.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만 탐하고 사리사욕에 눈이 멀다 보면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 가르쳐 준다. 단지 이 시대의 위정자들은 자신의 정치권력에만 이용하고 미래세대를 위하는 대안은 찾을 수 없다. 
오욕의 역사 속에 선조들의 피 눈물로 이룩한 근현대사 에서도 조선왕조의 그릇된 정치형태는 그대로 답습을 하고 있다. 무엇을 배웠는지 알 수가 없다. 헛된 조선의 오백년이 아닌지 싶다. 아직도 두 동강 난 철책 선 위에 이념만 풍성하고 피로 얼룩진 현대사를 마주한다. 산업화를 통하여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유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하기도 하였다. 그 이면에 감춰진 노동자들의 삶은 성장의 뒤편에 가려져 인간다운 삶을 영위도 하지 못하였다. 평화시장 봉제공장의 노동자들 삶이 바로 그것 이였다. 기업들은 열매만 따 먹고 그 과실果實을 노동자에게 분배하지 못한 과실過失도 분명 존재한다. 조선시대 양반과 노비들의 신분관계와 무엇이 달랐겠나 싶다. 이러한 삶의 질적인 문제가 인권과 민주주의에 눈을 떠 면서 사회 곳곳에서 조선의 민란이 승화되어 봇물처럼 학생 및 노동자들의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어찌 보면 역사의 답습이며 권력유지와 일부 계층의 이익만을 초래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런 민주화운동 덕택으로 산업화에 이어 이제는 어느 나라에서도 보고배우는 짧은 민주화가 정착된 나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 보수와 진보의 충돌로 사회가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고 있다. 보수는 토착왜구 세력으로 진보는 공산주의자로 서로를 낙인찍어 헐뜯고 비방으로 프레임에 가두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소통과 타협은 실종 된지 오래 이고 토론은 변질되어 자신들의 주장만 난무하다. 국민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영혼 없이 말로만 국민을 외치는 앵무새 같다.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워서 알고 있듯 우리의 민족은 백의민족이고 단일민족이라 한다. 그것을 긍지로 여기고 자랑삼아 내세우고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 받기도 한다. 그런데 현실의 역사는 근거 없는 메아리로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를 우리나라를 사랑한고 한다. 이 땅에 태어나서 자랑스럽다고도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문을 해본다. 무궁화 삼천리 피어 화려한 강산 이룬다는데 지역마다 행해지는 꽃 축제는 무궁화를 외면하고 애국가속 무궁화는 들길 풀숲에 숨어 숨 쉼도 어렵다. 법률로 정한 국화가 아닌 상징적인 꽃이라 그런가도 싶다. 그냥 노래속의 꽃이지 국민에 외면 받는 슬픈 꽃이다. 이런 무관심을 관심을 두는 것도 나라사랑이 아닐까 한다. 모두 나라를 사랑하고 위한다 한다. 위정자들의 선동 질은 여전하고 민심을 호도하는 중우정치衆愚政治 무리정치가 판을 친다. 겉으로는 위한다며 깨끗한 척 뒷배채운 위선자들 눈먼 욕심에 위안부 할머니 피눈물 토하게 하는 현실이 지금의 우리사회이다. 누구도 믿지 못할 거짓말 같은 세상 참된 지식인이 없음에 한탄과 한숨이 밤을 수놓는다. 불의에 굴종하지 않고 진실에 눈감지 않고 어두운 현실에 저항한 윤동주 시인이 없는 현실이 두렵기까지 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한다. 그 도도한 흐름 속에서 배워서 알듯 옳고 그름은 역사 속에 맡겨두고 우리 기성세대가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를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선조들처럼 오욕의 역사를 줄 것인가 아니면 세계를 선도할 자랑스러운 역사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를 대물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하지 싶다. 이념과 사상이 달라도 내일을 짊어질 청춘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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