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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들의 눈부신 외침금빈 정경혜 수필 산책길

 

                                            화가,시인

개인전 9회
.현대시선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제3회  영상시 문학상 동상 수상 
.제6회  영상시 문학상 우수상 수상
.공저)수레바퀴,꽃잎편지
.앨범)감성테마여행 제3집,6집 참여
.현)한국미협,김해미협,김해수채화협회,금벌미술작가회,
   현대시선문학사,신정문학문인협회,남명문학회,김해문인협회 회원

 

 

 

긴  장마 탓인가.
갱년기 접어든 내 나이 탓인가.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일상의 리듬 탓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너무도 많은 생각의 줄기 탓인가.
하루 하루가 지루하고 삶이 부질없다 생각하니, 태양이 세상을 밝혀도 마음의 그림자로 우울한 채 한동안 웅크린 시간입니다.
쉴새없이 울리는 자명종처럼 이른새벽을 깨우는 매미들의 열렬한 울음으로 나를 애써 일으켜 봅니다.
멍하니 마당을 서성이며 바라보니 보이는 수북히 자라난 풀들이 마치 한동안 던져 놓았던 나의 헝클어진 머리와 생각들 같습니다.
긴 장마로 야윈 하늘에 홑이불처럼 옅은 구름을 재켜내고 있는 초승달과 그 옆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가 아침을 위해 자리를 비워냅니다.
십여년 땅속 오랜 인고 끝에 깨어나, 한 여름의 정경과 짧은 생을 살다가는 그들의 눈부신 외침이 움츠린 껍질에서 나를 벗어나게 합니다. 삶의 음영에서 한발짝 나와보니 나도 모르게 자라난 무기력한 상실감을 잡초 뽑듯, 아침을 맞이 합니다.
여명으로 피어나는 꽃의 향기는 내 안의 그늘을 걷게 하고 수컷매미가 암컷매미를 향한 울음이 생명의 열정을 품어내는 진정한 자연의 소리가 나의 맥박을 느끼게 합니다.
그들의 울음이 삶의 노래인 것 처럼 내 안의 위기에도 자신을 축적해 두는 지혜로 미소짓는 향기로 나와 마주하고 싶습니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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