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인협회 회원 하명호

하명호 작가.

경자년(쥐띠) 늦은 오월의 평일이다!

이른 아침 하늘은 오늘따라 잔뜩 구름을 머금어 금세라도 한줄기 소나기라도 내릴듯하니 궂은 날씨가 되어 온다.

오늘은 그동안 오래 전부터 계획을 하여두어 얼마 전에 이승을 하직하신 엄마를 뒤로하고서 수차례나 미뤄왔던 우리들의 애환이 깃들어져 있는 시골집 아래채 온돌방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하는 날이다.

이른 아침을 물리고서 작업복 차림으로 동생은 나름대로 미뤄왔던 짧은 휴가를 보태기로 하여 미리 약속이 되어 있는 장소로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온다.

아주 오랜만에 방문하는 우리 가족들의 애환이 묻어있는 정겨운 우리만의 오랜 정취가 스며있는 나의 시골집이다.

집 안에 들어서니 집의 형태도 초라해져 옛집이 아니라 그나마 대구에 사는 동생이 수시로 집을 돌보고 있어 그래도 세월의 무게 앞에 방치가 되어있어 대대적인 보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난 잠시나마 밖에서 오랜 회상의 추억의 시간이 그리워서인지 지난 시간의 상념에 젖어 들어 본다.

그나 모처럼 아주 오랜만에 고향 집에 들어왔는데 오늘따라 왠지 기분이 가라앉아 이상스레 몸의 상태가 정상이 안 된 거 같아 한기가 들고서는 오한이 겹쳐 어쩔 수 없이 잠시 방 안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한다.

일찍이 느껴보지 못하던 현상이다.

같이 간 동생은 그래도 이 집에 은퇴 후 귀향을 하여 후일 살기로 되어있어 같이 일손을 보태고자 하니 동생은 신바람이 나서 수리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별들 하느라고 혼자서 나름 부산하게 온돌방 수리 작업을 위한 준비를 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 형이라고 모처럼 같이 일하자고 와서는 피곤하다고 하니 못마땅해한다.

내가 왜 이 상황을 모르겠는가?

그런데 오늘은 몸 상태가 갑자기 영 아니다.

- 아니 형님 아직 이른 아침인데 어제 저녁에 약주 많이 하셨나 봐요?

- 아니!

나도 몰라 집에 와서 일을 시작도 안 했는데 갑자기 몸이 무겁고 나른하여 몸을 가누기 힘이 들어 그러니 조금 휴식을 취한 후에 일하도록 그래 내 방에 가서 피곤하여 잠시 눈을 좀 부치고 있다가 보세.

- 아 글쎄 당최 갑자기 몸이 쳐져 그러니 혼자 작업 준비나 하여두고 좀 있다가 같이 일을 하도록 하자꾸나!

- 요즘 들어 힘든 일도 않는데 오늘은 왠지 갑자기 몸의 상태가 좋아지질 않네 그려.

- 아니 어제 술도 많이 안 드셨다면서 그러시면 좀 쉬었다 합시다.

- 아물거리는 상태하고서는 이내 방으로 들어와 정신없이 오전 잠에 취해져 가 버린다.

이른 오전 잠을 청해 드는데 이상하리 꿈자리가 무척 사납게 다가온다!

식은땀을 흐르고 깨우는 소리에 후다닥 잠에서 깨어보니 아 글쎄 벌써나 두어 시간을 자고는 선잠에서 깨어나 앉아 있으려니 아직도 정신은 몽롱한 상태가 되어있다.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꿈이 현실로 되어있었다.

작업 준비로 바삐 움직이는 동생이 손가락을 다치는 상태로 오른쪽 손을 쥐어짜고서 작업장 갑을 벗어들고서 피를 흘리며 뛰어온다.

난 부랴부랴 집에 상시로 비치가 되어있는 응급조치 약품으로 서둘러 지혈과 함께 세 군데나 날카로운 돌조각에 패인 손가락 상처에 대해 능숙하니 응급조치를 해둔다.

그래서 치료를 하면서 어떤 이유로 다쳤는지 물어볼 새도 없이 조금 전에 잠을 자다가 겪은 일에 관한 얘기를 건네주니 동생은 흠찍하니 놀라는 표정이다.

- 뭔 일 있었지?

- 예! 형님 잠자는 중에 작업 준비한다고 골목을 나가 있는데 아! 글쎄 고양이와 이 전에 보지 못한 커다란 붉은 뱀이 싸우려 하길래 처단을 해버렸다고 한다.

난 깜짝 놀라서 정색하고는 동생에 채근한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져서 그 벌을 네가 받은 거란다?

그래 일러주기를 오래전이 아닌 최근에 벌어진 일로서 추석을 앞두고 집을 방문하느라고 늦은 저녁에 자동차의 상향지시 등을 켜두고서 조금 있으면 늘어선 골목의 담벼락 타고 내려와 길에 있어 미물인 지도 밥값을 하느라 반겨주는 양하고는 하도 신통하여 한참을 바라보거나 하여 그동안 잘 있어서 발로 툭 건들어 주면 이내 담 구렁으로 들어가곤 했으니 그동안 식구들 없이 방치된 집에 손질도 제대로 못 하는 우리를 대신해 집 주위에 기생하는 들쥐나 잡충을 통제하는 충실한 수문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어떻게 보면 훌륭한 우리 집에 보초병 역할을 한다고 내 그동안 우리 집에 있는 붉은 집개미 능사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니 동생은 어쩔 줄 몰라 한다.

이미 저질러진 일인데 인제 와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으니 난 그래도 얘 새끼가 있을 거라고 부디 앞으로는 해하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라고 당부를 해두는 수밖에 이 일이 절대 크질 않았으면 하고 아무리 말 못 하는 미물이라 그동안 우리 집에 지킴이 임무를 수행하였는데 맘속 한가운데 심한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있어 내가 골목 밖을 향해 진심으로 대신에 하여 사죄한다고 하였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이 한 일이라 부디 노여움과 두려움은 거두어두시고 한편으로는 얼마 전에 이승을 하직한 우리 집에 안방마님 엄니하고 먼 저승으로의 행차에 동행해주시고 속세에서의 벌 제발 거두어 주시고 극락세계로 들어가시옵소서!

지성으로 빌고 또 빌어봅니다.

● 에필로그 : 상기 기술은 허구가 아닌 실제 상황에 관해 기술한 것으로 요즘 들어 말하는 인공지능 시대(AI)의 현대를 살아가는 시점이라도 농촌에서의 실생활에 근거로 하물며 말 못 하는 미물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함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증표로 삼아야 할 것을 일깨워주며 이는 토테미즘 사상에 대해 의문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며 선조들로부터 전해져오는 오늘을 살아가는 농촌 생활 속의 살아가는 한 단면을 구술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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