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장 고길우

사회부장 고길우

6월은 1일 의병의 날로 시작해서 현충일, 6·25, 29일은 북한군과 교전을 벌이다 우리해군 6명이 전사한 2차 연평해전 등이 일어난 달로, 고귀한 선열들과 호국영령들의 정신을 받들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리고 순국선열들이 지켜주신 대한민국을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든든히 지켜내겠다는 호국의지를 다지고 애국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호국이란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역사의 소명 앞에서 자신의 한 몸을 바쳐 나라를 구하고 민족을 지키는 것이고, 그 희생한 분들의 뜻을 기리고 보답하는 것이 보훈이다.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 공산주의의 침략으로부터 국토를 수호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린 이름 모를 호국영령 들, 불의와 억압에 맞서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민주화 운동을 펼친 수많은 시민들과 젊은이 등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전쟁을 도발한 6·25 전쟁 발발 70주년 되는 해여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다.

그런데 우리에게 6.25 영웅이라고 익히 알려진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최근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그가 사망할 경우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 전력 때문이다.

백장군이 6.25 전쟁 초기 전세를 역전하는 계기가 된 '낙동강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많은 공적을 세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제시대에는 최선봉에서 독립군을 억압한 일제의 앞잡이로서,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는 민족반역자였다.

그는 한국인 군인들을 앞세워 만주 지역 한국인들을 통제할 목적으로 세워졌던 간도특설대 출신이다. 간도특설대는 항일투쟁군에 맞서 싸우는 부대였다.

일각에서는 백선엽을 친일파가 아닌 민족 원로로 받들려 하고 있다. 그가 사망할 경우 그를 동작동 국립묘지에 모셔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의 국립묘지 안정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백선엽 장군의 6.25에 공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일제시대에 독립군과 항일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민족반역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이후 그의 행적을 보면 매 순간 기회주의자 적인 모습을 서슴지 않았고, 나라와 민족보다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우선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지난 1996년 9월 18일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강릉시 부근에서 좌초돼 특수부대원 26명이 강릉 일대로 침투한 일명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에 소대장으로서 소대원 30여 명과 함께 49일간 소탕 작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인접부대원을 포함한 군인 12명이 전사해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숭고한 희생이었다.

이렇듯, 지금 현충원에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 6.25 참전 용사, 각종 작전이나 임무수행 과정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많은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

앞서 말한 백선엽 장군의 공과(功過)는 차후 면밀히 검토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들이 납득 할 수 있는 결과를 토대로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직도 서울과 대전의 국립현충원에 '친일파'로 분류되는 가짜 유공자가 무려 63명이나 안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소한, 국립묘지에는 군인, 국가 유공자 등 나라와 민족을 위해 진정으로 희생ㆍ공헌한 분들만이 안장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이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고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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