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계속>>>

경이라는 것은 두려워한다는 것과 근사한 것으로, 항상 엄숙하고 두려워하여 감히 스스로 방일하지 않으면 이 마음이 늘 보전되어 학문이 진취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학문은 가장 두려운 것인데, 잠시라도 쉬게 되면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옛사람도 이를 근심하였습니다."
 임금이 말했다.
 "학문하는 방도는 방일한 마음을 거둬들이는 데에 있고, 방일한 마음을 거두어 들이는 것은 반드시 경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요약된 것이다."
 이같은 김우옹은 남명에게서 배운 '경'을 선조에게 거침없이 말하였다. '경'을 기본으로 하는 남명의 교육론을 이로써 알 수 있게 되는데, 여기에는 실천적성향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남명의 학문세계에서 나타나는 실천적 교육론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확장되고 있음이 발견된다. 첫째, 학문을 하는 데는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취지를 밝혀서 인간의 순수한 덕성은 자연스럽게 계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둘째, 관리에서 물러난 선비들에게 교학임무를 일깨워 주었다. 즉 벼슬살이를 하면서는 치인에 충실해야 하지만, 벼슬에 물러나서는 다시 수기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셋째, 일반적으로 성현의 기질은 학문을 쌓아야 가능하다고 보았다. 여기서 우리는 지성에 앞서 덕성이 함양되어야 한다는 유학의 근본정신을 확인하게 된다. 남명이 내세운 교학의 목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살필 수 있다. 〈원천부〉에서 도덕적인 덕성함양을 강조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군자가 지극히 하는 것은 도덕을 세우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만약에 학문을 쌓지 못하면 덕이 두텁게 설 수가 없기 때문에 진정한 도덕성 확립에 그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보고, 이에 따라 경으로 근원을 튼튼히 길러 도덕적 행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자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