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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문화의 원형을 찾아서(3)진영리 중부면 당산나무 이야기

이홍숙

 

 

 

진영읍 진영리 중부마을 이야기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우물가에 서 있는 회나무다. 아버지 나무, 어머니 나무, 아들나무라고 불리는 이 회나무는 다른 지역의 당산나무가 한 두 그루인 것과는 달리 세 그루라는 점에서 조금 달라 보인다. 당산나무는 주로 아래당산나무 웃당산나무로 짝을 이루고 있거나 할매당산나무 할배당산나무로 짝을 이루어 존재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한 그루만 존재한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지는 생명의 온상으로서 뭇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주체이다. 대지는 지모신(地母神)을 상징한다. 당산나무가 존재하는 곳은 그 곳이 새로운 질서가 들어 있는 대지 즉, 창조의 신격으로서 지모신격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당산나무 아래서의 제의를 통해서 속화된 질서와 새 질서를 교체한다. 진영리 중부마을의 당산나무가 갖는 원형적 의미는 여기에 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곳의 나무가 세 그루인 것은 대지의 질서의 분화와 관련이 있다. 신화시대의 인식에 따르면 대지로부터 창조된 질서는 분화 되어 하나는 대지에 그대로 남아서 대지의 질서가 되어 여성으로, 하나는 천상의 질서가 되어 남성로 인식되어 존재한다. 다시 이들은 서로 결합하여 새로운 질서를 재창조 한다. 이 같은 관계가 숫자로는 三으로 인식되어 완전한 창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대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론이나 단군신화의 환인, 환웅, 단군의 관계, 삼신(三神)의 관계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진영리 중부마을의 당산나무가 세 그루인 것은 이와 같은 신화시대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부마을 세 그루에 명명되어진 나무의 이름은 위와 같은 신화적 인식하에서 생성된 이름이다. 사람이 죽은 자리에 나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에는 그 곳이 제의적 장소로서 제의에 의해서 새로운 질서가 창조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서 나무가 된 이야기는 진영리 당산나무 이야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산나무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람이 죽어서 나무가 된 이야기 중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으로 처녀귀신 이야기 또는 상사화와 관련된 백일홍 나무일 것이다. 배롱나무로 불리는 처녀귀신나무는 주로 무덤가에 심어져 있다.

 이 나무들은 왜 무덤가에 심었을까? 왜 처녀라고 하는 여성적 이름을 나무이름에다가 붙였을까? 그것은 아마도 대지가 지모신격으로서 여성으로 인식되고 그 대지로부터 창조된 질서의 의미가 생명창조의 온상으로서의 여성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이 묵은 질서가 원래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진 곳이라면 그것과 교체하여 다시 태어난 새로운 질서의 의미로 처녀라는 명사가 붙은 처녀귀신나무가 탄생하였을 것이다.

 당산제 또는 당산나무제가 거행되는 곳에 있는 당산나무가 제의의 대상이 된 것은 그 나무가 있는 곳이 질서가 들어 있는 대지로서 우주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중심은 지모신이 존재하는 곳이다. 지모신격은 여성으로 인식되어 할매, 어머니, 처녀 등의 이름을 얻어 오늘날 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계속)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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