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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의 벽을 부순 무적의 농구부 이야기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필립 후즈 지음, 김충선 옮김 / 북돌베개 / 336p /1만 4천원

 

 

 

 

 

코로나 19 사태로 전 세계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폭행을 하고 있다는 보도도 가끔 보인다. 이 무슨 무지하고 어리석은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이 책을 보았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판치던 1950년대에 흑인 고등학생 농구부의 위대한 도전을 그린 논픽션으로, 인종차별과 흑인 민권운동의 중요한 장면도 인상적으로 소개한다.
 
미국 인디애나주는 1924년 기준, 인디애나주 백인 남성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25만 명이 KKK 단원이었을 만큼 백색 폭력이 만연했던 지역이다. 크리스퍼스 애틱스 고등학교는 '북부의 남부'라 불리는 도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1927년 9월 12일, 흑인전용학교로 문을 열었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식당과 놀이공원에는 '백인 전용'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고, 농구 코트도 평등하지 않았다. 흑인 선수는 심한 압박을 받으면 좌절하기 마련이라는 편견이 만연해 있었고, 당시만 해도 농구 코트는 백인들의 독무대였다. 심지어 '인디애나주 고등학교 농구 토너먼트 대회'는 오랫동안 흑인 학교를 끼워 주지도 않았다. 흑인 공동체가 십 수 년간 항의한 끝에 1941년에야 비로소 흑인 학교에도 참가 기회가 주어졌다.
 
이 책은 무명의 애틱스 팀이 명코치 레이 크로와 함께 눈부시게 비상하는 몇 년간의 행보를 박진감 넘치게 보여준다. 책에 이런 대목이 있다. "애틱스 고등학교의 코치가 된다는 것은 선수들의 배 속에 음식을 넣어 주고, 선수들이 학교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켜 주고, 그들의 성적을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농구부 코치로 부임했던 레이 크로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소년들을 모아서 농구팀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농구팀을 통해서 소년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내 일이다"라고 말했다. 소년들은 레이 크로를 아버지처럼 따르며 성장했고, 강해졌다.
 
애틱스팀이 뛰는 경기에는 흑인심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백인심판이 판정을 내렸고, 애틱스 팀이 경기 초반에 선전하면, 심판들 중 몇몇은 완전한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어서 말도 안 되는 판정을 내렸다. 경기시작 8분 만에 주전 13번 선수를 5반칙 판정으로 퇴장시켜 내보내고, 잠시 후에 또다시 13번 선수 반칙을 판정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애틱스 팀은 온갖 모략과 시기를 넘어 1955년과 1956년 연속으로 인디애나주 고등학교 농구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에 오른다. 훗날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NBA의 전설 오스카 로버트슨이 이 위업의 주역이었다. 인디애나주의 주도(州都)이면서도 단 한 번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던 인디애나폴리스 전체가 열광했다. 애틱스 팀이 너무나 강해서 도저히 이길 수 없었던 다른 학교들이 경쟁적으로 흑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백인 학교가 흑백종합학교로 변모했다. 레스토랑과, 상점, 극장들이 흑인들에게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인들의 흑인 차별이 점차 사라졌다.
 
인종차별을 부순 무적의 농구부 이야기는 가슴을 뜨겁게 한다. 내 나라, 남의 나라 할 것 없이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 그 무지하고 어리석은 일을 멈추게 하는 것이 우리가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는 첫걸음이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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